원내대표 경선 직전 5명+α 한국당 입·복당설
잔류파 "경선 영향 미칠 행위 안돼…차단해야"
비박계 "복당, 전혀 모르는 일…프레임 아니냐"
원내대표 경선 직전 5명+α 한국당 입·복당설
잔류파 "경선 영향 미칠 행위 안돼…차단해야"
비박계 "복당, 전혀 모르는 일…프레임 아니냐"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된 직후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기습복당'할 수 있다는 설이 일각에서 확산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국당 잔류파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2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예산안이 처리된 직후, 원내대표 경선을 하기에 앞서 바른미래당에서 의원 다섯 명과 옛 바른정당 출신이 아닌 의원 한 명 등 총 여섯 명이 복당한다는 상당히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잔류파 재선 의원도 "경선 직전 몇몇 의원의 복당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동료 의원들로부터 들었다"며 "원내대표 후보들 중에서도 그런 말씀을 하는 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복수의 한국당 의원·관계자로부터 확인한 해당 설(說)의 전모에 따르면,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계획서 의결까지는 바른미래당과의 야권공조를 고려해 복당을 단행하지 않는다. 대상자로 거론된 의원들도 예산정국에서 각자 맡고 있는 역할이 있어 이 때까지는 탈당할 수 없는 처지라는 설명도 따라붙었다.
이후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계획서 의결이 이뤄지면,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기 직전에 여섯 명의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으로부터 복당한다는 주장이다. 한 의원은 "이미 해당 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력 원내대표 후보인 유기준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 종잇장도 맞들어야 하기 때문에 (복당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해당되는 다른 당에서 인위적 정계개편에 반발할 것이고, 국회가 파행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을 통과할 시기 등을 고려해 (복당) 시기를 조절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의원 빼가기'가 현실화하면 바른미래당이 극렬 반발하면서 한국당과의 관계가 급속 냉각될 것이기 때문에, 예산안 처리 전까지 야권공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당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역시 '기습복당' 시나리오가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발언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한국당 내부의 세력 구도는 물론 정국 판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 직전에 복당이 이뤄지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라는 의구심을 피하기 어렵다. 원내대표 경선은 선거인단이 100명 내외에 불과한데 '여섯 표'는 판세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당하는 의원은 이른바 '복당파'와 아무래도 정치적 노선을 함께 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설이 사실이라면 옛 친박계 또는 잔류파로서는 악재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잔류파 초·재선 의원모임 '통합과 전진'은 이날 "경선 전 복당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의 정치적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사전 차단에 나섰다.
나아가 "김성태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달 11일까지"라며 "오해가 없도록 원내대표 경선 일자를 조속히 결정해 발표해달라"고도 요구했다. 복당 시점을 조율하기 위해 예산안 처리를 빌미로 원내대표 경선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에 대응한 요구안으로 해석된다.
반면 비박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설'이 실체 없이 잔류파에서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역으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대부분 옛 바른정당 출신이라 바른미래당에서 누가 넘어오려는 조짐이 있으면 '안테나'에 포착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박계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전혀 (복당) 움직임을 알지 못하는데, 오늘 '통합과 전진'에서 발표한 '복당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요구안을 언론에서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잔류파 대 복당파'라는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비박계 의원도 "내가 (복당 움직임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넘어온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느낌"이라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넘어오겠다고 하면 '기다리라'고 할 수야 없는 노릇이지만, 당사자의 모양새가 우스워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 일각의 이러한 움직임을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자가발전' 형태의 풍문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다만 앞서 올해초 박인숙 의원이 전혀 예고 없이 '기습복당'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경계심을 늦추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중진의원은 복당설에 대해 "지금 한국당으로 돌아갈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친박이 당권을 잡으면 '도로친박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들 지켜보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