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민주 대 反민주' 프레임으로 공세에
'인권탄압 독재자와 손잡은게 정작 누구' 반격
5·18 메시지서 '독재자와 위장평화' 우회비판
영국대사 만나서도 "북한인권" 공세 고삐 조여
집권세력 '민주 대 反민주' 프레임으로 공세에
'인권탄압 독재자와 손잡은게 정작 누구' 반격
문재인 대통령이 '독재자의 후예'라는 프레임을 꺼내들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진정한 독재자는 김정은"이라며 '되치기'에 나섰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김정은과 함께 문 대통령도 겨냥하는 뜻이 담겨 있다.
황 대표는 21일 인천 자유공원에서 "지금 이 정부가 우리를 '독재자의 후예'라 하고 있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세력은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평화 대 냉전 세력' 구도로 재미를 봐왔지만, 이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국면이 되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민주) 대 과거(반민주) 세력'으로 프레임 재편을 기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의 개헌안을 "민주공화국의 선취(先取)된 미래"라고 포장한 것이나, 문 대통령 본인이 제39주년 5·18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라는 공격을 가한 것이 이러한 구도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들어 반격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주민의 기본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는 '독재자의 후예'와의 야합으로는 진정한 '평화'가 있을 수 없고, '민주'를 자처할 수도 없다는 지점을 찌른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5·18 광주 방문을 앞둔 당일, 황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존 F. 케네디의 '서베를린 연설'을 모티브로 삼은 메시지를 낼 때부터 엿보였다는 게 한국당 핵심관계자의 설명이다.
황 대표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시민들은 어디에 살든 광주 시민"이라고 한 것은, 명백히 1963년 6월 26일 케네디 대통령의 '서베를린 연설' 중 "모든 자유인은 어디에 살든 베를린 시민"이라는 대목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5·18 메시지서 '독재자와 위장평화' 우회비판
영국대사 만나서도 "북한인권" 공세 고삐 조여
케네디 대통령의 '서베를린 연설'에서 핵심은 "자유란 불가분이다. 단 한 명이라도 노예 상태에 있는 이상, 모든 이가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며 "넷 중 하나의 독일인(동독인)이 자유인으로서의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한 유럽에서 진정한 평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한 대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독재자의 후예'와 '위장평화'를 형성한 당사자가 '광주 정신에 빚을 지고 있다'는 것도 허망한 말이 된다"며 "황 대표가 '우리 모두가 자유로울 때 광주는 하나가 되고,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은 이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이라는 말이 갖는 부정할 수 없는 힘 때문에 이것이 집권세력에게 가하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그 말은 정작 반박하지도 못하면서 사소한 '대변인 짓'을 트집잡아 또 '막말 프레임'을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권세력의 '프레임 공세'를 향해 이날 황 대표가 "내가 '독재자의 후예'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 황당해서 대꾸도 안했다"고 격분한 반응을 보인 만큼, 이같은 공세를 분쇄하기 위한 '반격 카드'로서 '북한 인권' 공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황 대표는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당장 "탈북여성이 중국에서 성폭력 등을 겪는다는 영국 기자의 북한 인권 보도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며 "영국에서 좋은 기사가 나왔고 최근 영국 관리가 북한에 방문도 한 것으로 아는데, 북한 인권에 대해 영국 당국에서 노력을 해주면 북한주민의 인권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대사의 접견이 끝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 정부 들어서 북한인권법의 여러 규정들이 제대로 지켜지는 게 없다"며 "우리 자유한국당은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이 북한에서 지켜지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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