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 친 정정용 감독, 제자들 헹가래로 피날레
서울시청 광장서 열린 대표팀 환영행사 참석
준우승 성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공로 돌려
“임금이 있어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있어 임금이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있어 나도 이 자리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주관 대회에서 한국 U-20 대표팀을 사상 첫 결승무대로 이끈 정정용 감독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정정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U-20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6시25분 LO1097편으로 입국, 곧장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 대한축구협회가 오전 11시30분 개최하는 환영행사에 참가했다.
남자 축구대표팀 역사상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을 올린 U-20 대표팀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준비된 이 자리는 공중파 TV 3사가 생중계에 나설 정도로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소개에 이어 가장 먼저 호명된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이 성적을 낸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 와서 보니 우리 국민들과 함께 성적을 냈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특히 “임금이 있어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있어 임금이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있어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소감을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수장으로서 자신에게만 쏠리는 관심이 미안했는지, 코칭스태프들에게도 한마디씩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하고 나만 부각된 거 같다”며 “시간이 된다면 코칭스태프 선생님들도 한 말씀 씩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부탁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십서 준우승했고, 올해도 준우승을 하다보니 헹가래를 못했다”며 “이 선수들이 3년 뒤에는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들이다. 지속적으로 지켜보면 될 것 같고 다시 뭉치게 되면 기대해보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인터뷰가 끝나자 정 감독은 재차 “코치 선생님들도 한 말씀 씩 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을 낮춘 스승을 향해 제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주장 황태현은 “헹가래를 못해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좀 한 번 같이 해드리고 싶다”고 즉석 제안을 했고, 결국 선수단이 정정용 감독을 높이 번쩍 들어올렸다. 행사를 마친 뒤 정정용 감독은 헤어짐이 아쉬운 듯 선수단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훗날 더 나은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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