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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쌍용차, 왜 멈추나


입력 2019.07.02 10:22 수정 2019.07.03 06:05        박영국 기자

5월까지 판매 양호…6월 들어 급제동

코란도 신차효과 '시들'…디젤 단일모델 한계

셀토스-베뉴 출시 앞두고 코란도-티볼리 판매간섭 분석도

5월까지 판매 양호…6월 들어 급제동
코란도 신차효과 '시들'…디젤 단일모델 한계
셀토스-베뉴 출시 앞두고 코란도-티볼리 판매간섭 가능성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근로자들이 렉스턴스포츠 차체와 프레임을 조립하고 있다.ⓒ쌍용자동차

올해 5월까지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보이던 쌍용자동차가 6월 판매 급락과 함께 재고 조정을 위한 생산중단을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회사측에 따르면 쌍용차 평택공장은 오는 5일과 8일, 12일, 15일 총 4일에 걸쳐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파업 등이 아닌 임의적인 생산중단은 이번이 사상 첫 사례다.

생산중단 목적은 재고 조정이다. 월평균 1만2000여대씩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는 적정 재고량이 4500대 수준이지만, 최근 판매량 감소로 재고량이 5000대를 넘어섰다.

적정 재고수준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산을 지속할 경우 인건비 등 고정비뿐만 아니라 재고물량 관리를 위한 추가 비용까지 소요돼 회사로서는 손해가 막심하다.

그럼에도 생산중단이 흔히 이뤄지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의 협조를 받아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손실을 우려한 노조가 생산중단에 합의해주지 않는다면 회사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다.

쌍용차의 경우 노조의 양보에 의한 노사합의로 생산중단을 결정할 수 있었다. 쌍용차 노조는 과거에도 무분규 임금·단체협약 타결이나 작업이 까다로운 혼류생산 수용 등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조해 왔다.

물론 생산중단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전혀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체협약에 회사 귀책으로 휴업할 경우 급여의 70%를 지급하도록 돼 있어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일부 급여를 지급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가 적정수준을 넘어선 상태에서 노조의 협조로 고정비와 재고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직원들 입장에서도 2주간 주말 포함 4일씩 급여 일부를 받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리프레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고 증가 문제가 이번 네 차례의 생산중단으로 해결될 것인지 여부다.

◆5월까지 내수판매 14.1% 증가…6월 들어 15.1% 하락 반전

쌍용차의 판매실적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1월 전년 동월대비 11.9% 증가한 1만1420대를 시작으로, 2월 8.3% 증가한 9841대, 3월 19.5% 증가한 1만3590대, 4월 16.3% 증가한 1만2713대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5월 들어 수출물량 감소로 4.6%의 마이너스 성장(1만2338대)을 보였지만 내수 판매는 1만대 이상(1만106대)을 유지하며 4.1%의 증가를 나타냈다.

5월까지 월평균 판매량은 1만1980대에 달했고, 이때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10%에 육박(9.8%)했다. 내수 판매 증가율 역시 14.1%로 양호했다.

하지만 6월 성적표는 심상치 않다. 내수는 8219대, 수출은 2156대로 각각 15.1%, 25.5% 감소했다. 전체 판매는 17.5% 감소한 1만375대였다.

수출은 비중이 크지 않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내수와 전체 판매는 영업일수가 적었던 2월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최저치다.

차종별 성적표도 좋지 않다. 볼륨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가 모두 20% 이상씩 줄었다. 플래그십 모델인 G4렉스턴은 30%대 마이너스 성적표를 찍었다.

쌍용자동차가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미래 자동차 기술이 장착된 코란도를 공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형 코란도 3월 2202대→6월 1114대 '반토막'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신차효과로 올해 쌍용차의 판매를 이끌어야 할 신형 코란도의 부진이다. 지난 3월부터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판매를 시작한 코란도는 신차효과가 한창이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 판매가 매달 줄고 있다.

출시 첫 달 2202대(구형 456대 포함)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코란도 판매는 4월 1753대, 5월 1585대, 6월 1114대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상 신차효과가 출시 후 3~4개월정도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관적인 현상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매년 신차 한 종 씩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기존 차종들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를 매년 출시되는 한 종의 신차효과로 만회하는 식이다.

올해는 신형 코란도가 그 역할을 짊어져야 한다. 쌍용차처럼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은 구조에서는 신차 릴레이에서 한 종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타격이 크다.

현재 코란도의 판매 추이를 보면 과거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G4 렉스턴, 코란도 스포츠가 출시 당시 보여줬던 반응과는 차이가 커 보인다.

◆디젤 단일모델 한계 노출…사측 "7월 이후 실적 회복예상"

업계에서는 신형 코란도가 다른 준중형 SUV 차종들과 차별화를 기할 만한 요인이 없는 데다, 환경 이슈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디젤엔진 단일 모델로 운영하는 점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에서 이달 출시 예정인 소형 SUV 셀토스도 신형 코란도 판매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는 코란도보다 한 차급 아래지만 소형 SUV로서는 차체가 큰 편인데다, 디젤엔진 기준 배기량은 코란도와 동일하고, 각종 고급 사양까지 갖춰 수요층이 겹칠 수 있다. 차급의 차이로 가격은 셀토스가 더 저렴하니 코란도 판매에는 악재다.

지난달 초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티볼리 역시 신차효과는 미지수다. 6월 판매는 294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4% 줄었고, 전월에 비해서도 26.1% 감소했다.

티볼리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현대차 베뉴가 티볼리 페이스리프트 타이밍에 출시되는 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신형 코란도는 디젤엔진 단일모델로 판매하는 것 치고는 선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하반기 가솔린 터보 모델이 추가되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티볼리에 대해서는 “지난달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에 앞서 구형 재고를 모두 소진한 탓에 일시적으로 판매가 줄었다”면서 7월 이후 실적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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