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퇴진시킨 뒤 한국당 통합 의도…혼자 가라"
조건부 퇴진공언 파기 "어떤 수모도 견디겠다"
"孫 퇴진시킨 뒤 한국당 통합 의도…혼자 가라"
조건부 퇴진공언 파기 "어떤 수모도 견디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옛 바른정당계의 구심점인 유승민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옛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자유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라"며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고 자신을 향한 퇴진 압박을 일축했다.
손 대표의 이날 강경 발언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7일 이혜훈 의원의 주선으로 유 전 대표를 만나 손 대표의 퇴진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는 '지도부 교체 외에 다른 혁신안은 모두 가치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혜훈 의원도 조용술 혁신위원을 정보위원장실로 불러 '손 대표의 퇴진을 말해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면서 '한국당과 통합하려면 우리를 잘 포장해서 몸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게 분명해졌다"며 "나 손학규를 퇴진시킨 뒤,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서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의도를 굳이 숨기지 않을 정도로 노골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옛 바른정당계를 맹비난한 손 대표는 퇴진 요구도 일축했다. 이로써 당초 손 대표가 공언했던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칠 경우 퇴진하겠다는 약속은 공식 파기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옛 바른정당계를 향해 '나가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종래의 '물러나라', '못 물러난다' 공방에서 '네가 나가라' 식의 사생결단식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손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상상을 못한 모욕과 조롱까지 당했다"며 "친구도, 가족도 '그런 모욕과 수모를 당하면서 왜 그러느냐. 이제 그만 두라'는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학규가 무슨 총리라도 한 자리 해먹으려고 한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한 자리 얻어보려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며 "이 수모를 당하면서 버티는 이유는 다당제의 초석인 바른미래당을 지키고 이 당을 자유한국당에 갖다바치려는 것을 온몸을 바쳐서 막겠다는 마음 오직 하나"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양당제가 현실이라 생각하는 분들, (기호) 1~2번 아니면 출마 못하겠다는 분들은 하루라도 빨리 그 양당으로 돌아가라"며 "나는 제3의 길을 열기 위해 어떠한 수모도 견뎌내겠다"고 다시금 당대표직 고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손 대표는 옛 바른정당계를 향한 강공 기조는 유지한 반면, 민주평화당 내의 '대안정치연대'와의 접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전면전으로 비화한 당 내홍 국면에서 분당(分黨)과 정계개편까지도 감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기자들에게 "자유한국당으로 가서 (기호) 2번을 달겠다는 생각이면 혼자 가지, 당을 끌고갈 생각은 말라는 것"이라며, 이른바 '추석 전 10% 미달시 퇴진' 약속에 대해서도 "오늘 다 이야기했다"고 파기를 재확인했다.
당내 일부 의원이 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는 제3지대, 제3의 길을 통해 3당에서 2당, 1당으로 집권세력을 준비해나가겠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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