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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유승민 공격…바른미래 '네가 나가라'식 전면전 양상


입력 2019.08.05 10:38 수정 2019.08.05 10:52        정도원 기자

"孫 퇴진시킨 뒤 한국당 통합 의도…혼자 가라"

조건부 퇴진공언 파기 "어떤 수모도 견디겠다"

"孫 퇴진시킨 뒤 한국당 통합 의도…혼자 가라"
조건부 퇴진공언 파기 "어떤 수모도 견디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옛 바른정당계의 구심점인 유승민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옛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자유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라"며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고 자신을 향한 퇴진 압박을 일축했다.

손 대표의 이날 강경 발언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7일 이혜훈 의원의 주선으로 유 전 대표를 만나 손 대표의 퇴진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는 '지도부 교체 외에 다른 혁신안은 모두 가치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혜훈 의원도 조용술 혁신위원을 정보위원장실로 불러 '손 대표의 퇴진을 말해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면서 '한국당과 통합하려면 우리를 잘 포장해서 몸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게 분명해졌다"며 "나 손학규를 퇴진시킨 뒤,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서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의도를 굳이 숨기지 않을 정도로 노골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옛 바른정당계를 맹비난한 손 대표는 퇴진 요구도 일축했다. 이로써 당초 손 대표가 공언했던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칠 경우 퇴진하겠다는 약속은 공식 파기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옛 바른정당계를 향해 '나가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종래의 '물러나라', '못 물러난다' 공방에서 '네가 나가라' 식의 사생결단식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손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상상을 못한 모욕과 조롱까지 당했다"며 "친구도, 가족도 '그런 모욕과 수모를 당하면서 왜 그러느냐. 이제 그만 두라'는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학규가 무슨 총리라도 한 자리 해먹으려고 한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한 자리 얻어보려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며 "이 수모를 당하면서 버티는 이유는 다당제의 초석인 바른미래당을 지키고 이 당을 자유한국당에 갖다바치려는 것을 온몸을 바쳐서 막겠다는 마음 오직 하나"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양당제가 현실이라 생각하는 분들, (기호) 1~2번 아니면 출마 못하겠다는 분들은 하루라도 빨리 그 양당으로 돌아가라"며 "나는 제3의 길을 열기 위해 어떠한 수모도 견뎌내겠다"고 다시금 당대표직 고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손 대표는 옛 바른정당계를 향한 강공 기조는 유지한 반면, 민주평화당 내의 '대안정치연대'와의 접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전면전으로 비화한 당 내홍 국면에서 분당(分黨)과 정계개편까지도 감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기자들에게 "자유한국당으로 가서 (기호) 2번을 달겠다는 생각이면 혼자 가지, 당을 끌고갈 생각은 말라는 것"이라며, 이른바 '추석 전 10% 미달시 퇴진' 약속에 대해서도 "오늘 다 이야기했다"고 파기를 재확인했다.

당내 일부 의원이 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는 제3지대, 제3의 길을 통해 3당에서 2당, 1당으로 집권세력을 준비해나가겠다"고 시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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