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지면 대선은 없어…총선 승리 위해선 중도보수 대통합 필수
안철수·유승민 등 포섭하려면 당권 쥔 黃, 기득권 내려 놓아야
이낙연과 종로 '빅매치' 관심 집중…黃 어떤 결정 내릴지 '주목'
총선지면 대선은 없어…총선 승리 위해선 중도보수 대통합 필수
안철수·유승민 등 포섭하려면 당권 쥔 黃, 기득권 내려 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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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입당 후 2월 당권을 거머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줄곧 지켜오고 있다. 물론 범위를 양진영(보수·진보)으로 넓히면 황 대표는 1위(이낙연 국무총리)와 격차가 큰 2위다.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지난달 29일~30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2만 7819명 중 1011명 응답,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황 대표는 2위(22.7%), 이 총리는 1위(34.4%)를 기록했다. 3위(8.8%)는 이재명 경기지사, 4위(4.7%)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보수진영에선 현재 황 대표가 나름대로 입지를 지키고 있는 듯 보이지만, 당내 사정은 복잡하다. 4·15 총선이 100여일을 앞두고 '황교안 체제'는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저지에 실패한 데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필수불가결 조건이라고 여겨지는 '중도보수 대통합'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조짐이 감지되면서 '황교안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우려가 분출되기 시작하면서다. 자유한국당내에선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이번 총선은 2022년 3월에 치러질 대선 전초전 성격이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이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의 성격을 갖는 만큼 총선 결과는 물론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명운과 입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한국당의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대선을 바라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당 지지율은 3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수 결집을 통한 지지율은 30%가 한계인만큼, 중도보수 통합을 성사시켜 지지층의 범위를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황 대표는 일단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에게 중도보수 통합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황 대표의 손을 잡을지 여부는 황 대표의 결단에 달려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통합이 결실을 맺으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깊어진 감정의 골과 공천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차이 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해결 할 수 있는 사람은 제1야당 대표인 황 대표라는 것이다.
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여상규 의원은 황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빅텐트를 다시 쳐야 한다"며 "그 안에 다 모여 당명과 당 진로를 의논한 후 결정해 하나가 될 때 집권여당의 폭거를 막아낼 수 있고 21대 총선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지난달 31일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나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몸집을 키운 정치인이고,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쳐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이 여전한 사람"이라며 "이들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기득권 내려놓기가 없는 이상 통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의원 등 비박계 상징적인 인물들은 총선 불출마를 이미 선언했으니, 황 대표가 이제는 탄핵 과정에서 책임 있는 친박계(친박근혜계) 인사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안 전 대표든, 유 위원장이든 한국당과 손 잡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가 이낙연 국무총리가 출마할 것으로 기정사실화 된 서울 종로에 나서 '빅매치'가 벌어질지, 불출마를 선언할지 등에 대해 각종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황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우리 당이 어느 곳이 취약한지, 내가 어느 곳에 가면 임팩트가 있을지 등을 검토해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고만 말했다. 낙선 시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