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들부터 줄인상 돌입…중소형사도 뒤따를 듯
당국과 줄다리기 끝 조정…적자 얼마나 메꿀지 '미지수'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번 달 말부터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인상에 나선다.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29일부터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3.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다음 달 초에는 삼성화재 3.3%, 현대해상 3.5%, DB손해보험 3.4% 등 다은 주요 손보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손보사들도 조만간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의 적자가 불어나나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1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이미 1조2938억원에 달했고, 사상 최고를 보인 12월 손해율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적자는 역대 최대였던 2010년(1조5369억원)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12월 손해율을 보면 가마감 기준으로 삼성화재(100.1%), 현대해상(101.0%), DB손보(101.0%), KB손보(100.5%) 등 대부분 대형 손보사가 100%를 웃돌았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앞서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을 낮추기 위해 손보업계와 줄다리기를 해 왔다. 이에 따라 제도 개선에 따른 인하 효과를 반영하는 한편, 손보사들이 자구 노력을 더 하기로 하면서 최대 인상률이 3.5% 수준으로 정리됐다.
다만, 이번 인상으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동차보험을 운영하는 데 들어간 사업비까지 고려하면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난다는 게 보험사들의 주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정비공임이 오르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등을 모두 메꿀 수 있을 만큼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가져가진 못했다"며 "상황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