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의선 '수익성 중심' 특명 완수…현대·기아차 영업익 급등


입력 2020.01.22 18:22 수정 2020.01.22 18:4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양보다 질'…신차, 판매믹스 개선 효과로 수익성 개선

올해도 수익성 중심 내실 강화 기조 유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에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지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내린 ‘특명’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동차가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완수했다.


현대차는 22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2.1% 증가한 규모다.


같은 날 기아차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73.6% 증가한 2조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 외에 나란히 판매실적이 감소했다는 공통점을 보여줬다.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442만5528대로 전년 대비 3.6% 줄었고, 기아차도 1.4% 감소한 277만207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매출은 현대차가 9.3% 증가한 105조7904억원, 기아차는 7.3% 늘어난 58조1460억원을 기록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방침대로 양적인 증가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결과다.


◆고수익 차종 확대로 믹스개선…평균판매단가 상승


현대·기아차는 수익성 개선의 가장 큰 비결로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과 신차효과’를 꼽았다. 환율 효과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의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신차 출시 및 노후모델 대체에 따른 인센티브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차종의 노후화 등으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팰리세이드 및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등 신차 효과와 SUV 비중 증가에 따라 ASP가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ASP가 국내 시장에서는 1.6%, 해외에서는 3.5%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 효과를 봤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작년부터 시작된 골든 사이클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물량 증가와 함께 판매 단가 인상 효과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판매물량에 집착하기보다는 ‘제값을 받고 파는’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그랜저.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현대차 권역별 차별화된 판매 전략 도입…물량·수익 최적화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중심의 내실 위주 성장 전략과 그에 따른 실적 개선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환경규제 강화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각 시장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물량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전략을 차별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전무는 “북미와 중남미는 물량 확대 권역, 국내와 유럽 인도는 원가절감 권역으로 나누는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물량계획을 세워 권역별로 최적화된 물량과 수익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시장별로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된 그랜저 페이스리프트와 제네시스 GV80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올해 신형 아반떼와 투싼 등 주력 차종의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정된 만큼 신차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신형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팰리세이드의 판매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에 집중해 판매의 양과 질을 동시에 개선할 계획이며, 딜러 역량 제고를 통해 제네시스 판매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공정 가동 최적화와 효율적 인센티브 운영, 재고관리 등을 통해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하반기부터 주력 차종의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유럽은 내연기관 신차 투입과 함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가 판매 호조를 보이는 인도에서는 SUV 판매 비중 확대로 고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주력모델인 솔라리스 개조차와 제네시스 GV80등을 통해 판매를 강화하고, 아·태지역에서는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주요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GV80.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중국·유럽 진출…올해 판매목표 11만6천대


현대차는 올해 GV80 출시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도 적극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우 제네시스사업부장(부사장)은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목표를 11만6000대로 잡았다”면서 “론칭 이후 처음으로 10만대 이상 판매 목표를 잡은 것은 세계시장에서 럭셔리차와 친환경차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제네시스의 경쟁력이 충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유럽시장에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판매모델도 세단 3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등 5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회사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디자인 방향성이 담긴 신차를 차례로 출시해 GV80에 이어 GV70과 전기차를 내년까지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네시스 사업부는 중국과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두 곳 모두 중요한 시장으로, 판매 개시 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제네시스 차이나 론칭 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벤츠 등 럭셔리 자동차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마커스 헨네 CEO를 영입했다”며 “진출방식과 운영방법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루라이드.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 ⓒ기아자동차

◆기아차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 내수 견인 기대


기아차 역시 ‘양’보다는 ‘수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주우정 전무는 “올해 물량 욕심 보다는 수익성 제고 극대화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아차는 올해 고수익 RV(SUV 포함) 모델 출시가 줄지어 예정돼 있어 매출과 수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텔루라이드 돌풍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여세를 몰아 올해 1분기 셀토스 신차를 투입하고 볼륨 모델인 K5와 쏘렌토를 6월과 9월에 차례로 투입한다. 특히 텔루라이드는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 능력을 기존 6만대에서 작년 11월 8만대, 올해 7월까지 1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시장은 수요가 높은 씨드 및 씨드 파생차로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주 전무는 “유럽 시장에선 내연기관차 7만대를 줄이고 전동차 5만대를 늘릴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2만여대가 줄어드나 소형차 가솔린 등은 손익 기여가 없는 차종으로 올해 물량과 손익은 일부 차질이 있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작년 12월에만 3000대가 팔린 셀토스 효과에 힘입어 판매 회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인도 시장에선 생산 대수를 작년 6만5000대에서 올해 17만대로 대폭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를 포함, 2025년까지 전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의 풀라인업 구축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 달성을 목표로 하는 선제적 전기차 전환을 시현한다.


아울러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전개 등을 골자로 한 'Plan S' 전략과 함께 2025년 영업이익률 6% 라는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