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꺾고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서 첫 우승
특출 난 스타 없이 조직력으로 맞서 값진 성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김학범호가 기세를 몰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압하고 사상 첫 우승이라는 또 한 번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정태욱의 결승 헤더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해당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 22일 호주와의 준결승전에서 김대원(대구)과 이동경(울산)의 연속골로 승리하며 3위 팀에게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한국은 내친 김에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국민들에게 최고의 설 명절 선물을 안겼다.
2014년 시작돼 2년 주기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6년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차지한 준우승이다. 이마저도 당시 결승서 일본과 만나 2-3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한국 축구의 아픔으로 남아있다.
특히 한국의 대회 첫 우승은 변변한 스타선수 없이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14년 문창진, 황의조, 윤일록, 조현우. 2016년 권창훈, 황희찬, 류승우 등이 합류하고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김학범호에 특출 난 스타플레이어는 없었다.
이번 대회 들어가기 전 김학범 감독은 전력 강화를 위해 유럽파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다름슈타트)의 차출을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기대주 정우영(프라이푸르크)이 있었지만 그는 이번 대회 기대만큼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애초 본인이 구상했던 풀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강인과 백승호 없이도 한국은 강했다.
두드러진 스타가 없는 대신 김학범호는 '원 팀'으로 맞섰다. 특히 김 감독은 매 경기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오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전 경기와 비교했을 때 매번 절반 이상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등 더블 스쿼드를 가동하고도 아시아 최강의 경기력을 유지했다. 고정 라인업을 파괴하면서 선수들 간에 보이지 않은 경쟁으로 긴장감을 유발했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단의 체력 관리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정우영 같이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선수일지라도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과감히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첫 우승의 위업을 이룬 김학범 감독은 올 여름 열리는 본선 대회서 와일드카드라는 행복한 고민을 안고 또 한 번의 ‘올림픽 메달’이라는 신화 창조를 예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