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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비상 경영체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또 미뤄지나


입력 2020.02.12 05:00 수정 2020.02.11 21:0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지난해 발표 이후 두 번 미뤄져...실사 장기화로 이견 '솔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비상경영...무리한 인수 재무 악화 우려

제주항공(위)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각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 사태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 항공사들이 수요 감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M&A 추진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으나 1월로 미뤄졌고 지난달 말 또 다시 연기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양사가 합병 발표 이후 보름도 안되는 시한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1월 말로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이를 다시 2월 말로 연기하면서 양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제주항공에서 실사 일정이 연말연시와 설연휴 등의 이슈로 예상대로 진도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M&A 발표 당시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던 자신감과는 확실히 온도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양사가 계약 조건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계열 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이스타항공의 우발 채무가 발견됐을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항공기 리스비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항공업의 특성상, 재무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잇따른 인수 절차 지연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 불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기 시작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인수 철회 가능성을 예상하는 글들로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하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되는 대외 악재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가뜩이나 악화됐던 항공 수요가 중국까지 더한 것으로 이제는 타이완·홍콩·마카오 등 중화권을 넘어 동남아로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최근 직원들의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지만 경영난 악화로 비용절감에 착수한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M&A를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상태에서 일본 여행 보이콧과 보잉737 맥스 기종 운항 중단 등으로 재무 상태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제주항공측은 현재 M&A 협상이 계속 진행중으로 기존과 달라진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일뿐 M&A 의지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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