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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두고 그렇게 악담하더니…'비례민주당' 띄우는 민주당


입력 2020.02.22 05:30 수정 2020.02.22 03:5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윤건영·손혜원, '비례민주당' 필요성 언급…민주당 기류도 변화 감지

통합당의 비례정당 설립에 악담 퍼부어 온 민주당 기조와 전면 배치

연동형 비례대표제 혜택 보려던 범여권 발끈…"민주당 입장 밝혀라"

손혜원 무소속 의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및 여권 일각에서 4·15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비례민주당'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미래통합당의 묘수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들이 "통합당의 미래한국당 창당은 민주주의 우롱"이라 지적해 왔다는 점에서 실제 창당으로 이어질 경우 강도 높은 비난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서울 구로을 출마를 준비 중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21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비례민주당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전 한 인터뷰를 통해 "보수가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는 데 진보는 가만히 앉아서 당할 거냐, 극단의 선택까지도 당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던 윤 전 실장은 이날도 "장기적으로 보면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실장 본인도 이러한 주장이 비판에 직면할 것을 감지한 듯 "비례민주당으로 가자는 것 자체가 꼼수에 말리는 거 아닌가라는 지적을 하시는 분도 있다. 그래서 모든 걸 열어놓고 판단하자라는 생각"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윤 전 실장의 주장에 이어 민주당 출신 손혜원 무소속 의원도 이를 거들었다.


손 의원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 시민을 위한, 시민이 뽑는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가 직접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니 관련된 사람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려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례정당의 필요하다는 기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가 미래한국당이 포함된 예상 선거 결과를 살펴보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민주당이) 선거는 이겨야 하니 종국적으로 비례민주당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던 예언이 들어맞고 있다는 평가다.


정의당 "세계적 조롱거리 될 것…미래한국당 비판하더니 어리석은 길 택하지마라"
대안신당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文대통령 뜻인지 국민이 묻게 될 것"
통합당 "엉터리 선거제라는 것 셀프 입증…국민은 손혜원 보고 민주당 응징할 것"


그러자 야당을 배제하고 민주당과 '4+1 협의체'를 설립해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강행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혜택을 보려던 군소정당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가장 큰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던 정의당의 강민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라며 "만일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거나 또는 창당을 간접적으로라도 용인한다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미래한국당 창당을 언급하며, '통합당이 무조건 국회 제1당이 되고자 민주주의도, 정당정치도, 국민의 눈초리도, 체면도, 염치도 모두 다 버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껏 공언했던 약속들을 저버리고 명분도 대의도 민심도 모두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길을 택하지 않으리라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도 "처지가 아무리 급해도 샛길로 돌아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큰 길로 가야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자세"라며 "엊그제까지 미래한국당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던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위법·탈법을 해서라도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 뜻인가를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범여권의 자중지란에 일침을 보냈다. 윤주진 부대변인은 "그동안 미래한국당 창당을 사정없이 물어뜯던 말들이 이제 민주당을 향할 것이다. 연동형 비례제라는 선거제가 얼마나 코미디스러운 엉터리 선거제인지 셀프 입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자신들과 '정치공동체'인 손혜원 의원에게 총대를 매이고 의석수 지키기에 나섰는데, 국민은 아마 손 의원의 행보를 보고 오히려 민주당을 응징할 것"이라 일갈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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