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19 대응 지원단 가동' 제목
'우한' 사용은 비우호적 정서 유발 난색, '대구'는 버젓이
곽상도 "마치 대구에서 처음 발병한 것처럼 사용…멈춰라"
김부겸 "특정 지역 편견 붙여 차별·냉대하는 게 지역주의"
정부가 공식 보도자료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에 비우호적 정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 대신 '코로나19'를 사용해 달라고 한 정부의 앞선 지침이 무색해진다는 평가다. 22일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공식 사과메시지까지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의 확산 방지를 위한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을 가동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문제는 보도자료 제목에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는 문장을 사용한 점이다. 당초 '우한 폐렴' 명칭 사용에 난색을 표했을 때부터 과도한 '중국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던 바 있는데, 막상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버젓이 지역 이름을 넣은 것이다.
대구 중구·남구를 지역구로 하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마치 대구에서 처음 코로나가 발병한 것처럼 '대구 코로나'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며 "반면 정부는 코로나 발병지인 중국 지명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하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인가, 중국의 바지사장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곽 의원은 "중국인 입국 금지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초기 대응 실패가 화를 불렀음에도 이를 인정하기 싫어 대구로 화살을 돌리는 문재인 짜장들의 작태에 분노가 치민다"며 "문 정부는 특정 지역을 코로나 재앙의 재물로 삼으려는 저열한 수작을 멈추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해당 논란에 대해 "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가게 됐다"며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 및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언급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될 수록 지명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과 인터넷에서도 '대구발 코로나'·'대구 폐렴'·'TK 폐렴'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대구 수성구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가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눈앞에 재난영화에서나 본듯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며 "거리에 사람이 없다.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일부 매체나 온라인상에 돌고 있는 ‘대구 폐렴’ 혹은 ‘TK 폐렴’이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안 그래도 마음이 스산한데, 대구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듯한 표현은 정말 참기 어렵다"며 "특정 지역에 편견을 갖다 붙여 차별하고 냉대하는 게 지역주의고, 그걸 정치에 악용하는 행태가 지역주의 정치다. '대구 폐렴'이라는 말에는 지역주의의 냄새가 묻어있어서 반대한다. '문재인 폐렴'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