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관심 여전, 수상 여부 관심
국내 활동은 외면, 해외선 위풍당당 행보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여전히 대중들로부터 '허락받지 못한 연인'이다. 2017년 연인임을 공식 선언한 이후 3년이 흘렀지만, 아직 '불륜' 딱지를 떼지 못했다. 그사이 개봉한 영화들은 관객들의 혹독한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해외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는 늘 홍 감독의 신작을 주목해왔다. 1997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 밴쿠버영화제 용호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홍 감독은 도쿄영화제, 칸영화제, 로카르노영화제 등에서 주요 상을 거머쥐며 국제적 명성을 높여왔던 홍 감독의 ‘사생활’은 논외 밖이다.
특히 영화 관객들보다 감독, 배우 등 영화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해 말 봉준호 감독도 2019년 최고의 작품들을 나열하면서 홍 감독의 '강변호텔'을 포함했다. 작품성만으로 볼 때 홍 감독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것은 영화계에서도 인정하는 바다. 비난 여론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인 김민희와 함께한 7번째 작품 '도망친 여자'도 20일 개막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국내외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영화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 분)를 따라간다. 김민희와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무엇보다 김민희는 지난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에도 기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25일(현지시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언론 상영회와 공식 상영회를 갖고 공개될 예정이다. 홍 감독과 김민희도 현지 언론 인터뷰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망친 여자' 또한 국내 관객들의 환영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3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계획된 국내 일정이 없다. 한때 신작에 대한 악성댓글이 쏟아졌지만, 최근엔 홍 감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었다. 홍 감독과 김민희도 지난 2017년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후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해왔다.
작품보다 사생활에 관심이 집중되는 국내 언론과 상대하기보다 해외 활동을 중심으로 '나의 길을 가겠다'는 홍 감독의 행보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감독과 김민희의 인연은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6) '클레어의 카메라'(2016) '그 후'(2017) '풀잎들'(2017) '강변호텔'(2018)에 이어 이번 '도망친 여자'까지 함께 작업했다.
그 사이 홍 감독은 부인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4월 19일 법원은 홍상수 감독에게 혼인 파탄 책임이 있다며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