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일 '비례민주당' 띄우기…'의병' 언급하며 책임 회피성 움직임도
심상정, 민주당에 경고 "정치개혁 위한 선거법 개정 노력과 대의 훼손해"
진중권 "비례민주당, 광신적 문빠 말고 안 속는다…4+1 깨지며 민주당 고립"
더불어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비례대표용 자매정당 '비례민주당'의 설립 가능성을 띄우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선거법 개정안을 야당과의 합의 없이 통과시킨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민주당과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던 정의당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 한 바탕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미래통합당이 야당과의 합의 없이 범여권 4+1 협의체가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는 카드로 이미 비례대표용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든 상황에서 민주당까지 비례정당을 만들게 되면, 되레 정의당의 의석수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하태경 통합당 의원이 "비례민주당까지 생기면 심상정 대표와 정의당에겐 악몽이다. 조국 수호에 앞장서고 국민에게 온갖 추한 꼴 다 보이며 정의당의 가치까지 내동댕이치고 선거법에 올인했는데 오히려 의석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심 대표는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일부 민주당 당원들이 통합당의 꼼수정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비례민주당을 만들려는 움직임 보인다"라며 "정의당은 미래한국당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해서는 수구세력의 꼼수정치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지난 20년간 정치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 노력과 개혁의 대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심 대표는 "또한 통합당의 반개혁적인 불법적 행태와 꼼수정치에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다. 정의당은 통합당과 가짜정당 미래한국당의 역주행을 저지하는 확실한 방법은 정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의당은 교섭단체를 반드시 이뤄서 통합당의 가짜정당 미래한국당을 몰아내고 진보개혁 세력의 공조를 통해 대한민국 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 대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비례정당 창당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인영 원내대표가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우리가 어쩌겠느냐"고 발언하는 등 속 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가 거론한 '의병'은 비례민주당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및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범보수연합에 원내제1당을 뺏길 수 없다는 민병대들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며 "여기서 10석을 가져가게 되면 통합당 위성정당의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시민들의 자발적 논의를 거쳐 민병대가 조직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거들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당에서는 위성정당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집토끼를 겨냥해 유권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서 위성정당의 설립을 사실적으로 용인해 주자는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광신적 문빠 집단의 밖에서 거기에 속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곧바로 4+1의 협력체계가 깨지면서 민주당만 고립되고 충선을 말아먹고 이후에 정권까지 흔들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