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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파란 점퍼' 입고 등장하는 호남 무소속 의원들


입력 2020.03.13 05:30 수정 2020.03.13 05:35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호남 무소속 의원들, 민주당 상징색 파란색 활용

점퍼·백드롭·판넬 색만 보면 민주당 후보로 오인

무소속 색 규정 없어...민주당 "양심적으로 해달라"

무소속 김종회 전북 김제·부안 예비후보가 1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7·7·7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4·15 총선을 앞두고 호남 지역구 무소속 의원들이 각종 기자회견에서 '파란색' 점퍼를 입은 채 등장하고 있다. 파란색은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이다. 일각에서는 '의도적 눈속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회 무소속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12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으로 신명 나는 공동체 건설'을 주제로 한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눈에 띈 것은 파란색 점퍼를 입은 김 의원의 모습이었다. 공약을 표기한 판넬도 파란색을 사용했다. 언뜻 보면 민주당 후보로 오인하기 쉬워 보였다. 그는 며칠 전만 해도 민생당 소속이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이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네거티브 선거, 돈 선거, 조직 동원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뿐만이 아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지난 6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네거티브 선거·돈 선거·조직 동원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3무(無)' 운동을 선언했다. 하늘색 점퍼를 입은 채였다. 백드롭은 파란색을 썼다.


이 의원은 호남의 여타 무소속 의원들과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호남 무소속 연대를 결성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2년 이상 무소속으로 '순결'을 지켜왔고, 다른 분들은 최근에 와서 무소속으로 합류한 분들이기 때문에 다르다"며 "무소속 연대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혔으나 불허된 바 있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전남 광양·곡성·구례)이 지난달 28일 광양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입당 공약도 나왔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전남 여수갑)은 지난1월 여수시청에서 열린 출마회견에서 "진보진영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파란 점퍼를 가져왔는데 깜빡 잊고 안 입었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장 백드롭은 파란색이었고 '이용주 더불어' 글귀가 적혀있었다. 글씨체와 글귀가 영락없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케 했다. 민주당은 "입당을 협의한 바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정인화 무소속 의원(전남 광양·곡성·구례)도 지난달 28일 광양시청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파란색 백드롭을 활용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시·군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자 한다"며 "지역발전의 초석을 놓고 국가 번영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인화 국회의원(전남 광양·곡성·구례)은 28일 제21대 광양·곡성·구례 국회의원선거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호남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매우 높고 민주당 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무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야당 색을 빼고 민주당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동시에 인물론을 내세워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임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권자들이 진짜 민주당 후보와 헷갈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에 무소속 후보의 색을 규정하는 내용은 없다"면서도 "선거법 위반 여부는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호남지역 관계자는 "무소속 의원들의 파란색 사용을 제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당 후보들이 확실하게 차별화된 선거운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무소속 의원들도 양심적으로 선거 운동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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