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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불가피…관건은 하락 폭


입력 2020.03.27 10:43 수정 2020.03.27 11:10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1분기 마이너스…정부 ‘역성장’ 인정

전문가들 “-1%대면 선방…최악의 경우 -3%대 후반 갈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곳곳에 '공장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1분기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이 불가피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1분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하게되면 지난해 1분기(-0.4%)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3%로 상승 곡선을 그린 탓에 후광효과를 기대했던 정부로서는 코로나19로 유탄을 맞게 된 셈이다.


정부가 구상했던 3월 코로나19 봉쇄 전략도 사실상 2분기로 넘어가게 됐다. 초·중·고 개학도 다음달 6일로 연기됐지만 더 연기될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임박한 총선도 재정 집행 속도를 더디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일찌감치 1분기 ‘역성장’을 예고했다.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인정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정책당국자로서 말하기 적절치 않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소비·투자·수출 파급영향을 따져본다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며 “연간 성장률 전망 역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부로서도 그동안 한국경제에 불어 닥친 여러가지 위기 중 이번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외부 충격에 의한 경기침체였지만, 코로나19는 내부에서 경색된 경기하강이기 때문에 정부 대책으로도 한계가 있다.


홍 부총리는 “지금은 실물경제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지구촌 전체라는 복합적 요인이 묻혀 있는 위기”라며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더 타격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관심사는 1분기 마이너스 폭이 얼마나 되는지에 쏠린다. 이미 주요 해외투자기관(IB)에서는 2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폭이 클 경우 상반기 플러스 회복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가 크게 둔화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에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14개 경제분석기관 및 IB의 전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 가중평균치에서도 -0.9%로 나타났다. 노무라증권은 -3.7%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 내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1.4%)와 바클레이스(-1.3%)가 그 뒤를 이었다.


정부에서도 올해 1분기 성장률에 민감한 모습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0%로 2%대 턱걸이를 한 것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출발했던 것이 하반기까지 부침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경우 정부는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1분기 경제상장률 하락폭에 집착하는 이유다.


일시적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하강국면이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악순환 고리를 조기에 끊지 못하면 3분기도 낙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1분기 성장률 하락폭이 -3%대가 된다면, 2분기에 플러스전환이 쉽지 않다. 그렇게되면 연간 성장률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5년간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1.5%를 넘기가 어렵다. 산술적으로 1·2분기, 즉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3·4분기에 각각 1.5~2%씩 성장해야 지난해 연간 성장률 2%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디플레이션 단계를 논하기는 이르다. 다만 2분기에 어느 정도 회복을 해주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침체가 올 수 있다”며 “한국경제 분기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시기가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2003년 1·2분기 딱 한차례다. 당시에도 -0%대를 방어해서 3분기 반전을 노렸다. 그만큼 올해 1분기 마이너스 폭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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