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스트-세븐틴, 로고 변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독려
투게더앳홈 캠페인, 음악으로 건네는 위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전 세계가 침체되고, 감염자 및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5일까지 2주간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으로 정하고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세계적 확산세가 가파르고 해외유입과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장도 논의 중에 있다.
외출 자제 권고로 인해 일상복귀가 계속해서 미뤄지자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도도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통해 잠시나마 웃음을 주는 이색 풍경들이 연출되고 있다. 전 세계의 기업들은 로고를 바꾸고, 영화계는 포스터를 패러디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슬로베니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주어 토블잔이 올림픽 오륜기, 스타벅스 등 로고의 원과 원, 선과 선 또는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넓게 띄운 이미지를 담은 광고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그 이후 코카콜라, 맥도날드, 아우디, 폭스바겐, 나이키 등도 자사 브랜드 로고를 이용해 캠페인에 동참했다. 국내 기업인 카카오(다음), 야놀자, KT도 연달아 변형된 로고로 웃음을 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영화 포스터 버전은 호주 출신 팬 아트 포스터 아티스트 보스로직이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3일 SNS에 영화 ‘기생충’ ‘조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유명 영화의 포스터를 새롭게 리디자인해 공개했다. 기존 포스터에 등장하던 등장인물은 리디자인된 이 포스터에서는 아예 자취를 감추거나,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 이후 ‘나이브스 아웃’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엽문4: 더 파이널’ 등의 리디자인 포스터도 공개됐다.
◆가요계에도 번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가요계에도 로고 변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그 팀의 성격을 나타내는 로고를 가지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독려하기 위해 이 로고에 변형을 준 것이다. 선발 주자로 나선 건 그룹 뉴이스트와 세븐틴이다.
뉴이스트와 세븐틴은 2일 각자의 공식 SNS 계정과 팬카페를 통해 기존 로고 속의 도형들을 널찍이 떨어뜨리면서 변형된 로고 이미지를 공개했다. SNS 헤더도 바뀌었다. 뉴이스트는 영문 표기명인 ‘NU’EST’를 활용했는데, 가운데 삽입된 따옴표를 추가로 7개를 더 배치해 ‘NU’와 ‘EST’의 사이를 멀게 만드는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세븐틴의 헤더에는 거리를 두자는 뜻의 ‘KEEP DISTANCE’라는 문구로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의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SNS는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의 접속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며 “그런 SNS 계정에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천하는 로고를 올리면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인 동시에 위로를 건네는 특별한 챌린지도 주목을 끈다. 가요계는 ‘음악’이라는 특성을 살린 ‘투게더 앳 홈’(Together at Home) 챌린지를 공유하고 있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마틴을 시작으로 번지게 된 이 챌린지는 SNS를 통해 공연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후 존 레전드, 찰리 푸스 등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의 무대를 방구석에서 즐기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에 질세라 국내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태그하면서 릴레이 형식으로 ‘투게더 앳 홈’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십센치(10cm) 권정열을 시작으로 밴드 데이브레이크 보컬 이원석, 소란 보컬 고영배, 가수 이민혁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커피소년, 신현희, 이한철, 좋아서하는밴드, 정혜선(제이레빗), 박윤식(크라잉넛), 엠씨메타(MC Meta), 토마스쿡, 이상미, 헤이맨, 서창석(불독맨션), 이은상, 영호네 구멍가게, 신동훈, 박성룡 등 자발적으로 모인 뮤지션 18인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식으로 각자의 공간에서 작업한 연대와 응원의 노래 ‘슈퍼스타 함께부르기’를 선보였다. 특히 이 노래로 거둬들인 수익금은 사랑의열매를 통해 전액 기부된다.
이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방에서의 시간이 많아진 요즘, 방과 방을 잇는다는 의미로 지어진 ‘방-방 프로젝트’는 기획된 지 일주일 남짓 만에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관계자는 “실제 녹음과 촬영에는 1~2일이 주어진 촉박한 일정임에도, 기꺼이 뜻을 모아 함께 한 18인의 뮤지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각각 맡은 연주와 노래의 파트를 저마다의 공간에서 녹음하고, 뮤직비디오 영상을 개별적으로 찍었다.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원곡자인 이한철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들의 사회적 관계까지 무너뜨리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곳곳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일상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응원하고 연대하는 모든 시민분들께 힘을 얻고 있다. 음악으로나마 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