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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청출어람in가요] 신승훈, 후배 더필름의 명곡을 ‘딜리버리’하다


입력 2020.04.13 11:07 수정 2020.07.27 15:1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신승훈, 30주년 스페셜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 8일 발매

"더필름의 '사랑, 어른이 되는 것', 너무 좋아서 계속 들었다"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도로시컴퍼니, 더필름 앨범 재킷

데뷔 30주년이 된 가수 신승훈은 지난 8일 스페셜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매했다. 신승훈의 ‘분신’ 같은 음악으로 가득 채워진 이 앨범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건 후배 가수들의 곡을 다시 부른 트랙이다. 대중에게 좋은 음악을 ‘딜리버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신이 이룬 의미 있는 작업이다.


앨범에 담긴 두 개의 리메이크 곡은 평소 친분이 있던 모리아(MoRia·윤원효)가 2007년 발매한 ‘워킹 인 더 레인’(Walking in the rain)과 신승훈이 평소 즐겨듣던 더필름의 2014년 발표된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중 더필름(본명 황경석 )의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은 배우 박보검이 데뷔 7주년 당시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건네기 위해 부른 노래로 한 차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원곡: 더필름 ‘사랑, 어른이 되는 것’


싱어송라이터 더필름은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은 아티스트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가수는 아니지만,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면서 마니아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그의 노래를 추천하고, 더필름이 유명 가수들에게 곡을 주기도 한다. 글재주도 좋아 책을 내기도 했다.


그이 모든 곡이 그렇지만, 2014년 싱글 앨범으로 내놓은 자작곡 ‘사랑, 어른이 되는 것’ 역시 가사가 특히 인상적이다. 시적인 언어로 유명한 그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이 곡의 노랫말은 연인들의 감정을 ‘27가지’ 문장으로 만들어 표현했다. 일종의 ‘연애 지침서’처럼 말이다.


감성적인 가사와 멜로디, 여기에 따뜻한 더필름의 목소리까지 더해졌다. 특히 심플한 악기 구성으로 더필름의 강점인 가사와 멜로디, 목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리메이크곡: 신승훈 ‘사랑, 어른이 되는 것’


선배들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신승훈은 오히려 후배의 음악을 다시 부르는 선택을 했다. 신승훈은 선배로서 존중할 만한 후배들을 더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숨은 명곡 찾기에 나선 것이다.


신승훈이 부른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이 원곡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단연 목소리다. 특유의 미성과 바이브레이션 없는 담백한 창법으로도 가사의 감성을 전달하는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오히려 담백하게 읊조리는 창법 덕분인지 호소력이 더 짙어졌다.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우러지는 편곡도 인상적이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정수민의 편곡으로 완성된 신승훈표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은 그의 목소리를 가장 돋보일 수 있게 해줄 첼로의 선율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음악이 너무 많다. 1년을 들어도 나오는 노래를 다 못 들을 만큼 음악의 홍수다. 그 안에서 메리트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예전부터 숨은 노래를 찾는 것을 좋아했다. 후배 노래 중 더필름이라는 친구의 ‘사랑, 어른이 된다는 것’ 같은 경우는 친구들 기다리고 있다가 저 혼자 있었는데 제목이 좋아서 들었었다. 근데 계속 들었던 것 같다 너무 좋아서. 언젠가 내가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 신승훈 30주년 스페셜 앨범 발매 인터뷰 中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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