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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0%대 시청률, 웹툰 원작 드라마의 한계일까


입력 2020.04.21 08:52 수정 2020.04.21 08:5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계약우정' '어서와', 웹툰 원작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

다매체-다채널 시대, 지상파 양질의 콘텐츠 부재

ⓒKBS

KBS2 수목드라마 ‘어서와’의 굴욕적인 시청률은 단순히 한 드라마의 실패로만 치부하긴 어렵다.


‘어서와’는 인간 남자로 변신하는 고양이 홍조(김명수 분)와 강아지 같은 인간 여자 솔아(신예은 분)의 ‘반려 로맨스’를 표방한 판타지 로코물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힐링’을 내세운 로맨스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역대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 중 0%대 시청률을 기록한 최초의 드라마라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게 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어서와’ 15회(1분)는 0.9%를 기록했다. 16회(2부)도 1.1%에 그쳤다. 전날 방송된 13회와 14회 시청률도 각각 1.8%다.


일각에서는 ‘어서와’의 시청률 부진은 웹툰 원작 드라마의 한계라고 말한다. 최근에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계약우정’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존재감 없던 소년이 쓴 시 한 편이 1년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한 소녀의 비밀과 얽히며 시작된 소년의 모험담이자 시(時)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장르를 내걸었다.


‘계약우정’에 거는 기대도 컸다. 지난해 11월 이후 잠시 정비 기간을 가졌던 KBS가 4부작 ‘계약우정’을 월화 미니시리즈 재개의 신호탄으로 내세운 것도 그 기대감에 대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학원물의 명가’로 불리는 KBS가 2020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춘드라마라는 점에서 대중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계약우정’ 역시 1~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아쉬움 가득한 종영을 알려야 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즉 리메이크 작품의 성패는 뻔하지만 원작을 어떻게 재해석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어서와’ ‘계약우정’이 실패한 것도 바로 ‘각색’이 문제다. 특히 판타지 요소를 가지고 있는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어 낼 때는 확실한 볼거리와 개연성을 갖추지 못하면 그저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또 성공한 원작에서 대중에게 어필될 수 있었던 ‘포인트’를 드라마로 가져오면서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도 고심해야 한다. 또 두 드라마 모두 젊은 배우들을 출연 시켰는데, 연기력이나 흡인력에 있어서 다소 부족하다는 평도 잇따랐다.


몇 년 간 방송가에서 웹툰 원작의 드라마들이 우후숙준 쏟아지고 있다. 이미 성공한 웹툰의 경우 그 팬들을 시청층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 이미 스토리를 입증 받았다는 점 등에 있어서 ‘흥행 보증 수표’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류’의 드라마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의 눈도 덩달아 높아졌다. 단순히 원작의 힘에 의지해서는 좋을 결과를 도출해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된 현 시점에서는 더 그렇다. 종편, 케이블 채널의 약진, 또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지상파에 집중됐던 시청자들의 수요가 분산됐다. 더 이상 ‘지상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소리다.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상황에서 방송가에서도 시청 타깃층을 고려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데 주력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시청률 부진을 면하긴 어렵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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