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장·탈북민, 신변이상설 제기
청와대·정부, 사실상 건재설에 기울어
김정은 동향 공개되기 전까지 논란 계속될 듯
21일 하루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건재설이 잇따라 언론에 오르내렸다. 폐쇄적인 북한 체제 특성상 진위 여부를 쉽게 가릴 수 없는 만큼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에 대해 수술을 한 건 맞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뭔가 이상 징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전해왔다"면서도 최근 평양에 내려진 봉쇄조치 등을 감안하면 "그렇게 쉽게 사실이 아니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영북한대사를 지낸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김 위원장의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을 "전례 없는 일"이라 평가하며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 이상 징후에 대한 파악과 혹시 모를 급변사태에 대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출신으로 이번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성호 씨는 "지난 1월 말부터 김정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최근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인 이웅길 새터민라운지 대표 역시 "1월 중순 경부터 북한에서 '장군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미국 CNN 방송은 미 정보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상태라는 첩보에 대해 미 정보당국이 모니터링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북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전날 북한 내부 소식통 말을 빌려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여러 경로를 통해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노동당·군부·내각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내용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 건강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위중한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지난 19일 북한 외무성 보도실장 명의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한 건 김 위원장 결재 없이 할 수 없는 외교 행위"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매체는 이날 밤 늦게 김 위원장 동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 훈장 수훈자 등에게 생일상을 선물했다고 간략히 전했다.
통상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상 선물이나 축전 등에 대한 동정기사를 짤막하게 처리해온 만큼, 이번 보도를 통해 건강이상설이 완전히 불식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결국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재를 증명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제시하기 전까진 관련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