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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누굴 위한 재정인가"…정부에 역량 총동원 당부


입력 2020.05.25 15:32 수정 2020.05.25 15:32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불 끌 때도 조기·초기에 충분한 물 부어야 큰 피해 막아"

"경제활력 위한 과감한 지원 담아야"…3차 추경 준비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재정역량 총동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IMF가 지금 과감한 재정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이 같이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다.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담아야 하고,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한다"며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 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이 금감하는 가운데 항공 관광 외식업 등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며 고용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며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다.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당국이 그동안 건전성에 중점을 두며 확장재정의 여력을 비축해 온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도 "벌써 전 세계가 너나할 것 없이 재정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총재정지원 규모가 세계 GDP의 10%에 해당하는 9조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중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 피해업종 기간산업 등에 총 250조원을 투입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의 삶이 어려울 때 재정이 큰 역할을 해줬지만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1·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며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하고 위기기업과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재정건전성 우려에 "신속·충분한 투입, 국가채무비율 악화 막는 길"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정건전성 우려와 관련해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재정은 OECD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다.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라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에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한 코로나에 대응하는 국가채무비율의 증가폭도 다른 주요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 해내가야 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매우 달라진 만큼 부처 별로 지출 우선순위를 다시 원점에서 꼼꼼히 살펴서 지출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재정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로 2004년 첫 회의를 개최한 이래 이날 회의가 17번째다.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대통령 직속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및 여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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