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정치적 고향 부산 3인방
최인호, 가장 먼저 이낙연 '공개 지지'
'관망' 전재수 "7개월 당대표 문제 없다"
박재호, 친구·정치적 동지 김부겸 지지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둘러싸고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 현역 국회의원 3인방(전재수·박재호·최인호)의 의견은 각자 갈리는 모습이다.
최인호 의원(재선·사하갑)은 14일 가장 먼저 이낙연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고, 박재호 의원(재선·남을)은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김부겸 전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재수 의원(재선·북강서갑)은 "아직 어떤 입장을 낼 단계가 아니다"며 관망 중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인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향후 1년이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개혁을 만들어낼 골든타임"이라며 "내년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배제"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총선을 1년 2개월 앞둔 2015년 2월 전당대회에 나섰고 총선에 승리하면 물러나겠다고 했다"며 "그해 연말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사실상 당 대표 실제 임기는 10개월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주자는 대표 임기를 다 채울 수 없다는 페널티를 안고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며 "7개월이든, 10개월이든, 2년이든 중요한 것은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단합된 힘으로 무엇을 이뤄낼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에 도전하려는 사람은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이를 빌미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당권 주자인 김 전 의원과 홍영표·우원식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친노·친문 핵심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당대회와 관련해 아직 어떤 의견을 낼만한 단계는 아니고, 향후 전개되는 당권 판도를 보고 (지지 후보와 관련해)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며 "당과 부산 발전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4·15 총선 때 부산이 (6석에서 3석으로 줄어들면서)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부산의 '정치적 위상'은 작지 않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부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부산이 민주당에게 주는 정치적 의미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낙연 7개월 당 대표 불가론'에 대해선 "기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인물이 중요하다"고 밝혀 이 의원 지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놨다.
'원조 친노' 박 의원은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김 전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 때 청와대 인사재무비서관을 지낸 박 의원은 김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現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넘어오는 등 정치 여정의 공통점을 갖고 있어 남다른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권을 잡을 경우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태다.
한편,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국난극복위 활동이 종료되는 오는 24일 이후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