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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문 대통령 6‧15 축사에 "사대주의 연설, 속 메슥해져"


입력 2020.06.17 08:06 수정 2020.06.17 08:1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 당국자의 연설"

文 정부 한반도 운전자론 직격하며

"혐오감 금할 수 없어…값비싼 대가 치르게 될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사와 관련해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 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북남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남조선당국자가 드디어 침묵을 깼다"며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2000년 6.15공동 선언 서명 시 남측당국자(김대중 전 대통령)가 착용하였던 넥타이까지 빌려 매고 2018년 판문점 선언 때 사용하였던 연탁 앞에 나서서 상징성과 의미는 언제나와 같이 애써 부여하느라 했다는데 그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6‧15 선언 20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한반도는 아직 남과 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자는 북남관계를 견인해야 할 책임 있는 당사자"라며 "그런데 이번 연설을 뜯어보면 북남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다 그 무슨 외적요인에 있는 듯이 밀어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연설대로라면 북남관계가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것이 남조선내부의 사정 때문이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따라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과거 그토록 입에 자주 올리던 '운전자론'이 무색해지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 치고 있는 이토록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 이상 북남관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우리의 판단"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남측이 제안한 특사를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간 연락선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마지막 협상 통로로 여겨지던 특사 카드마저 북한이 거부한 만큼 남북 경색 국면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 부부장은 "정치인이라면 이상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할 일을 결패 있게 찾아할 줄 아는 기질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하긴 행동보다 말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는 하더라"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어쨌든 이제는 남조선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되었다"며 "앞으로 남조선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 뿐일 것이다. 신의를 배신한 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를 남조선당국자들은 흐르는 시간 속에 뼈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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