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이어 신한·농협 등도 입출금통장 우대이율 하향 조정
코로나19 장기화에 NIM 하락 불가피…“비용 절감” 총력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금리가 0%대로 접어든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이번에는 입출금통장 우대이율 핀셋 조정에 나섰다. 초저금리 기조로 수익을 낼 곳이 마땅치 않자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분류됐던 입출금통장의 우대이율을 낮추며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19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을 포함해 총 4개 입출금통장 우대이율을 연 0.25~0.50%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우선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은 연 최고 우대이율이 1%포인트였지만 0.75%포인트로 낮아진다. 현재는 판매 중단된 ‘신한 주거래S20통장’의 경우 최고 우대이율이 1%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줄어들고 ‘신한 건설근로자 우대통장(판매중지)’도 연 최고 2.50%포인트에서 2.00%포인트로, ‘신한 레디 고 통장(판매중지)’ 역시 연 최고 3.20%포인트에서 2.70%포인트로 떨어진다.
신한은행은 또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한달애저금통’ 기본이율도 연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 내린다.
NH농협은행도 내달 27일부터 ‘매직트리통장’, ‘해봄 N돌핀통장’, ‘채움 스마티통장’ 등 3개 입출식예금 우대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매직트리통장의 우대금리는 최고 0.8%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변경된다. 특히 기존에는 거래장 미신청계좌에 0.3%포인트, 만 25세 미만, 만 55세 이상에게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줬는데 이 항목을 없앴다.
해봄 N돌핀통장과 채움 스마티통장은 일별잔액 100만원 이하에 주던 우대혜택을 1.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조정된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달부터 ‘내지갑통장’, ‘마이프리미엄통장’ 등 입출금식 예금 7개 상품의 이율을 낮췄다.
기존에는 내지갑통장을 통해 일별잔액 중 50만원 초과 2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0.9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줬는데 지난달부턴 0.60%포인트만 주고 있다. 또 비즈니스플러스통장(금리형·수수료형)을 통해 0.10~0.50%포인트까지 줬던 우대금리는 0.10%포인트로 다 낮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입출금식예금의 우대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는 이유는 이자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비용을 아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올 2분기 기준 KB국민은행 1.50%, 신한은행 1.39%, 우리은행 1.34%, 하나은행 1.37%, NH농협은행 1.67%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올 3분기부터 NIM의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대출에 따른 부실과 대출금리 하락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NIM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지키려면 대출 규모를 키워야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 지원 대출로 대출 자산이 커진데다 대출 속도조절을 원하는 금융당국의 눈치에 대출 성장세를 억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익을 끌어올릴 부문이 없어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눈치에 점포 축소는 물론 대출 자산 늘리기도 쉽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상품인 입출식예금 위주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