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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초저금리 대출비중 급증…은행 건전성 리스크 뇌관 우려


입력 2020.08.31 05:00 수정 2020.08.28 14:47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6월 말 연 3% 미만 대출비중 63.3%…가계·대기업보다 증가속도↑

코로나 대출 또 만기 연장…전문가 “금융부실 위험 더 높아진 꼴”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금리 연 3%미만 대출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금리 연 3%미만 대출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해 역대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낮춘데다 은행들의 우량 중소기업 유치를 위한 대출금리인하 경쟁 등이 맞물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정부의 코로나 관련 대출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6개월 추가 연장된 만큼 향후 부실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금리 3% 미만의 비중은 지난 6월 기준 63.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0.9%) 대비 42.4%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40.3%→79.1%)과 가계대출(49.1%→85.1%)의 증가율이 38.8%포인트, 36.0%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대출 증가속도가 더욱 가파른 셈이다.


이처럼 연 3% 미만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1년 새 큰 폭 늘어난 이유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금리 하락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빅컷(1.25%→0.75%)을 단행하면서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어 5월에도 추가 인하(0.75%→0.50%)하면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올해부터 도입된 ‘신(新) 예대율’ 규제에 따라 우량 중소기업 차주를 선점하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펼친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 예대율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생산적 금융을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 15%를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낮추는 구조다. 은행들이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대율 가중치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되는 만큼 금리를 낮추며 출혈경쟁을 벌였다는 얘기다.


이 같은 초저금리에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은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76조7000억원으로 전월(770조3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대기업대출은 176조5000억원에서 178조4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보면 지난달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477조5109억원으로 1년 새 46조1200억원(10.6%)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이 불어난 중소기업 대출이 가계대출에 이어 또 다른 은행권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의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잠재적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 금융권이 지난 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만기를 연장해준 대출과 이자는 총 7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만기연장 대출잔액은 75조7749억원(24만6011건)이며, 유예된 이자는 1075억원(9382건)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대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이 되면 부실대출 쓰나미가 몰려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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