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앱 고도화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집중 공략
DT추진단 신설에 데이터 기반 사업 역량도 확대 계획
우리은행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연 확장이 어려워진 만큼 디지털 역량을 현지 영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젊은 인구와 높은 성장률로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베트남에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베트남 소비자들의 다양한 금융니즈 충족을 위해 베트남 부동산 투자 상장기업인 센 그룹(Cen Group)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센 그룹은 계열사 9개를 보유한 베트남 부동산 판매 및 투자 회사로, 이번 제휴를 통해 ‘우리원뱅킹 베트남’ 앱에서도 부동산판매와 센 그룹의 부동산 구매·렌트 및 골프장 예약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센 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각사의 고객 대상 크로스 마케팅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핀테크 스타트업 핀투비(Fin2B)와 제휴해 베트남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할인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구매기업에서 받은 매출채권 및 협력업체 정보, 매출채권 등록, 결제, 할인 약정 및 실행 등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투비가 개발한 플랫폼과 연계해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할인을 통해 베트남 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베트남 투자자산을 보관·관리하는 글로벌 수탁업무를 개시했다.
지금까지는 베트남으로 투자하는 국내투자펀드는 외국계은행에 투자자산을 위탁했었다. 하지만 이번 수탁업무 개시로 국내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는 신속하고 안정적인 글로벌 수탁서비스를 우리은행에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업무개시는 우리은행이 지난 7년간 국민연금 주식수탁업무를 수행해오면서 쌓아온 업무 노하우와 고도화된 시스템 등이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며 "지난 9월 국민연금 입찰에서 경쟁은행간 치열한 각축 속에 3회 연속 1위를 차지해 향후 최장 5년간 주식수탁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이러한 압도적인 업무역량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 추진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자산수탁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고도화된 전산시스템 및 인력, 내부통제 조직을 갖춰 기존 외국계은행에서 보관중이던 펀드(9300억원)를 수탁함으로써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은행 중 최대 규모의 글로벌 수탁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는 2018년에 출시한 모바일뱅킹을 고도화하고 있다. 생체 인식 기능과 생활 밀착형 결제 서비스를 적용하고 현지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해 고객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태블릿을 활용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 계좌개설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대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용평가모형을 구축해 모바일뱅킹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디지털 금융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은행의 전체적인 디지털 전략과 신기술 적용 분야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과 채널을 총괄하는 디지털 전환(DT) 추진단을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DT추진단에는 디지털전략부, 빅데이터 사업부, AI사업부, 디지털사업부, 스마트앱개발부를 배치했다. 특히 AI사업부는 AI 등 신기술의 은행사업 적용을 연구하고 지원을 통해 날로 치열해지는 금융기술 경쟁에서 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특공대 조직 체계도 신설했다.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인 ‘ACT(ActiveCoreTeam)’를 신설하고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고객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개인그룹의 고객센터를 디지털금융그룹 소속으로 변경해 스마트고객부와 동일 그룹 내에 편제했다. 이를 통해 인·아웃바운드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혁신할 예정이다.
조직 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를 디지털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뱅킹 ‘원터치’를 ‘우리원(WON)뱅킹’으로 개편했고, 직장인 대상 비대면 통합 신용대출인 ‘우리 원하는 직장인 대출’도 선보였다.
또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초개인화 자산 관리, 고객 관점의 신용 평가, 대출 심사 등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와 데이터 기반의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글로벌 수탁업무 개시를 통해 경쟁력 있는 수익모델을 구축해 향후 우리은행이 진출한 다른 국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