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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테크 겨냥한 삼성-LG, 이번엔 붙을 곳은 '냉난방공조'


입력 2025.02.13 12:25 수정 2025.02.13 12:25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HVAC, 유럽·북미 위주로 떠오르는 사업 분야

지속 수익 창출 가능한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삼성전자 모델이10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The International Air-Conditioning, Heating, Refrigerating Exposition)'에서상업용 DVM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가전업계가 '냉난방공조(HVAC)'을 차세대 먹거리로 콕 집고 본격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히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일반 가전을 넘어 공간의 난방 및 공기 순환을 담당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 B2B(기업간거래) 기반의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5 AHR 엑스포'에 참가했다. AHR 엑스포는 미국 난방냉동공조학회(ASHRAE)가 주최하는 행사로 1800여개 이상의 글로벌 업체가 HVAC 최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HVAC는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를 위해 온도, 습도, 공기 질, 공기 흐름 등을 조절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의미한다. 최근 탄소 배출량 감축이 중요해지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팔라지면서 크게 주목받는 분야다. 북미와 유럽을 필두로 떠오르는 시장이다.


Heating(난방), Ventila ting(공기 순환), Air Conditio ning(공기 조절)의 준말인 HVAC는 쉽게 말해 열을 식히고, 공기를 순환시키는 등을 포함해 공간의 냉난방 및 환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에어컨과 같은 단일 품목과는 다른 개념이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낮추고, 최근 기업에서 중요시되는 탄소 배출 저감 등을 위해서는 HVAC 기술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친환경에 부합하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장에 이같은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350㎡(약 100평) 규모의 부스를 선보였다. ▲고효율 하이브리드 인버터 실외기 '하이렉스(Hylex) R454B' ▲가정용 히트펌프 'EHS'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R32 'DVM' 라인업 등 가정용∙상업용 공조 솔루션 등이 주력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하이렉스 실외기는 북미 가정용 유니터리(Unitary)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유니터리는 북미 특화형 공조 방식으로 주택이나 중소형 빌딩에 사용되며 덕트를 통해 찬바람을 내보내 냉방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현지시간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에서 AI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는 '칠러' 등을 전시한 LG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LG전자

LG전자 역시 지난해 연말 ES사업본부를 신설한 이후 처음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3㎡ 확장된 총 646㎡(약 195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했다.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를 쓰지 않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냉각기)’를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며 회전시키는 자기 베어링 기술이 적용돼, 마찰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한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를 고려한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도 LG전자가 강조하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 공조 시스템 '칠러' 사업을 영위 중이다.


아울러 삼성과 LG 이외에도 중견가전 업체로 꼽히는 경동나비엔 역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히트펌프·콘덴싱 에어컨 등 북미 시장을 공략할 제품을 내놨다. 최근 SK매직의 주방가전 인수와 동시에 콘덴싱 에어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HVAC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으로는내수 시장의 한계 및 공조 사업의 확장성이 꼽힌다. 전통 가전 사업이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그마저도 중국 업체들이 성능은 비슷하되 가격은 낮은 제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탓이다.


HVAC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한몫한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HVAC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3년 467억 4000만달러(약 67조 80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757억 5000만 달러(약 11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를 덜 타고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수익 모델 창출은 물론 AI 확장 흐름에 새 사업을 얹어 산업을 주도하려는 시도"라며 "팔고 나면 끝으로 읽혔던 기존 가전 제품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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