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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규제 풍선효과 도미노…금융권 짜투리 대출도 고공행진


입력 2020.12.10 06:00 수정 2020.12.09 14:52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4대 은행 주택청약담보대출 올들어 전년비 32.6%나 늘어

보험·오토론·동산담보대출 우회수요…"연쇄 부실" 우려 커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 저축은행으로의 대출 우회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데일리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주택구매용, 신용대출 수요를 누르니 주택청약저축 담보대출, 오토론(자동차대출) 등으로 불길이 옮겨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은행권 대출 옥죄기 풍선효과가 보험사, 저축은행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더 큰 폭탄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구매용, 신용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의 급증 속도가 멈추지 않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청약종합저축 담보대출 잔액은 1조8318억원으로 지난 1월(1조3806억원) 대비 32.6%나 급증했다.


저축한 돈의 90~95%를 대출 받을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담보대출은 예금담보대출에 속한다. 특히 원금만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도 청약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보니 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동산담보대출, 기술금융대출 열기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월별 실적 공개를 거부한 신한은행을 제외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곳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1월 2203억원에서 11월 6868억원으로 10개월 동안 4665억원(211.7%) 불어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곳 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도 1월 117조1708억원에서 9월 148조6103억원으로 31조4396억원(26.8%)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곳 은행의 오토론 대출 역시 지난 10월 4조2997억원에서 11월 4조3234억원으로 한달 새 237억원(0.5%) 늘어났다.


보험사 대출 시장도 뜨겁다. 국내 생명보험사 24곳의 부동산담보대출 규모는 9월 48조1865억원으로 지난 1월(43조2628억원)보다 11.3% 뛰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도 28조4849억원에서 30조6435억원으로 7.5% 올랐다.


저축은행 대출 규모도 상승세다.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전분기 말(27조7646억원) 대비 1조8267억원 불어났다. 관련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보험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연쇄적인 대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경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86명이다. 이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정점이었던 2월 29일 909명을 기록한 이후 284일 만에 최다 기록이자 3월 2일과 같은 수치로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미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비스업도 생산 하락도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출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돈줄 옥죄기 규제는 결국 또 다른 풍선효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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