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주식의 시가 총액이 사상 최초 100조 달러를 돌파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금융정보 제공업체 ‘퀵·팩트 세트’데이터를 근거로 세계 상장주 시총이 지난 18일 기준 100조1872억 달러(약 11경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작년 말 시점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지난 18일 기준 세계 상장주 시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올해 세계 명목총생산(GDP, 83조 달러)을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초 세계 주식시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여파로 급락 장세에 빠지면서 3월에는 시총이 59조 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규모 재정정책과 금융완화를 추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자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후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총도 급격하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작년 말 이후 소프트웨어 관련 등의 기술서비스 시총이 57% 급증해 주요 업종 중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전기차(EV) 기대감이 확산한 자동차와 게임 관련 호조세가 이어진 내구소비재 시총이 47%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헬스케어 관련 주식의 시총도 28% 늘었다. 반면에 시총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은 -17%를 기록한 에너지 업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석유류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환경·사회·지배수조(ESG)를 중시하는 경향이 악재가 됐다.
시총이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애플은 65% 늘어나 개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조 달러 벽을 넘었다. 이밖에 EV의 테슬라는 9배,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는 2배로 시총이 불어났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인 스위스 릴리프 세러퓨틱스가 635배로 폭증하는 등 의료 관련 기업의 시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