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참사 못 막는다면 정치는 왜 존재하나"
"천안 계모 살해 사건 6개월 만에 또..."
"신고 외면한 경찰도 동조자…서울시 책임 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양부모의 학대 속에 16개월 만에 생을 마감함 정인이의 죽음에 대해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국가는 왜 필요하고 정치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디에나 악마는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악마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악마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 스스로 지키는 자가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천안에서 계모가 아이를 가방에 넣어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게 작년 6월 1일"이라며 "만약 그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했다면, 또 작년 9월에 소아과 의사의 주장대로 부모와 아동을 분리했더라면, 정인이는 생명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특히 경찰을 향해 "학대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도 동조자가 되는 것"이라며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신고했을 때, 지나가던 시민이 신고했을 때, 소아과 의사가 신고했을 때 외면한 경찰 역시 동조자"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무엇보다도, 치밀하지 못한 서울시 행정이 이 악을 방치하고 키워냈다. 서울시 책임이 정말 크다"며 "중앙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지자체라도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시정을 맡게 된다면, 당장 서울시경찰청, 서울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 내 어린이집ㆍ유치원ㆍ초등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및 서울특별시의사회 등 관련 담당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아동학대를 감지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메뉴얼을 만들고 △학대 부모와 아동의 분리 판단은 객관적인 전문가의 의견이 우선하도록 하고 △아동학대의 발견 및 신고인에게, 그 아동에 대한 사후조치상황(분리 또는 복귀 등)을 공유하고 그에 대해 추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