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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논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노사 갈등 불씨 우려(종합)


입력 2021.02.04 17:22 수정 2021.02.04 17:2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호연 기자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 이어 SKT에서도 이슈화

산업계 전반 확산 조짐...실적 개선 보상 기대 못 미쳐

무리한 기준 지적도...경영진 소통 노력 해법 ‘주목’

SK텔레콤 직원이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텔레콤에서도 성과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이슈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성과에 대한 시각차가 나타나면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꾀해야 하는 상황에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최고경영자(CEO)인 박정호 부회장에게 올해 성과급 급감에 대한 우려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전환희 위원장은 서한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회사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증가하고 올해 매출이 사상 최초 20조까지 예상하는 가운데 큰폭으로 줄어버린 인센티브 보너스(IB·성과급)에 대해 아무리 애를 써봐도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3일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5%와 21.8% 성장한 것으로 나타탔다. 5세대이동통신(5G) 가입자 확대로 인한 이동통신(MNO) 매출도 2.8% 증가하며 반등했다.


노조에 따르면 구성원들의 IB 지급기준이 되는 단독 재무 실적 또한 매출 2.9% 영업이익 7.5% 등 모두 늘었다. 하지만 주주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노조의 예상이다


이에 전 위원장은 회사가 올해 성과급 규모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하면서 ▲실적과 성과급의 상관관계(산정기준) 공개 ▲전사성과급 평균금액 공개 ▲현 방식의 성과급 체계 전면 개편 등을 요구했다.


그는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급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경영진의 충분한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위원장이 회사 CEO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며 성과급 문제를 제기하면서 SK텔레콤에서도 이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사측은 “성과급은 당해년도 성과뿐만 아니라 목표·기업가치·주가 등을 고려해서 산정하는 것으로 세부기준은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해명했지만 노조의 불만을 잠재울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앞서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에서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던 터라 성과급 이슈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들 업종이 반도체, 배터리, 이동통신 등 각기 달라 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자료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실적 개선에도 성과급 규모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직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이 연봉 20%(기본급의 400%)로 2019년분 특별 기여금과 같게 동일하게 책정되자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영업이익률 16%)을 기록, 전년도(매출 26조9907억원·영업이익 2조7192억원) 대비 각각 18%와 84%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달 말 임직원들에게 지난해 반도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의2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 직원들은 실적이 좋지 않았던 2019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의 연봉반납 발언에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직접 사과하는 등 최고 경영진들이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에도 박정호 부회장이 구성원들과의 소통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노사협의 과정에서 성과급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노사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기본급 대비 245%의 성과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회사측은 성과급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기대보다 낮은 성과급이 지급될 경우 직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성과급 이슈가 기업들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사 모두 실적이 준수했던 터라 직원들의 높아진 성과급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한 것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지만 다른 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튈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로서는 직원들의 불만도 살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에서는 직원들이 성과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받고 싶은 심리는 이해하지만 최근 불거진 논란은 무리수가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2019년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미래성장 특별기여금 명목으로 연봉의 20%를 지급한 것이다. 지난해 성과를 달성해 지급한 PS와는 분명히 다른 명목으로 지급된 것임에도 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성과급 이슈는 상대적 박탈감이 많이 작용한다면서 다른 사업부문과 타 회사와의 비교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강조한다.


SK하이닉스 일부 직원들은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가 PS로 47%를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의 영업이익은 19조원으로 SK하이닉스(5조원)의 4배에 육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도 LG화학의 석유화학(400%)과 생명과학(300%) 사업부문에 못 미치는 성과급 규모가 불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조9679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도 매년 각 사업별로 PS가 다르게 책정돼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한다. 호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 시기때는 사업부별로 묘한 기류가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올해 반도체(47%)·TV·스마트폰(이상 50%) 등 각 사업부별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업부별로 실적 격차가 커지는 해이면 성과급 때문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성과급 이슈가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결국 조직 내부에서 적극적인 소통이 없으면 직원들 입장에서는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오해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노사가 4일 경기 이천캠퍼스와 충북 청주캠퍼스에서 성과급 지급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노사협의회를 연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과급과 같은 문제로 조직 내부에 불만이 쌓여 인력 유출·이탈 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영진이 직원들과의 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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