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도 이달부터 투여 시작
덴마크·오스트리아서 혈전 생성 후 사망 신고돼 접종 중단
국내 AZ백신 접종후 '혈전 발생' 부작용 신고 없어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 고령층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접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장 이달부터 65세 이상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1분기 우선접종 대상자가 약 78만명인데, 이 중 37만6000명이 만 65세 이상 접종 대상이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백신 누적 접종자는 총 50만635명이다. 이는 지난달 26일 접종 시작 후 13일 만에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1분기 우선접종 대상자 78만1675명의 64%가 1차 접종을 마친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해 고령층 접종을 미뤄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령층에 대한 임상자료 부족을 이유로 65세 이상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중한 사용을 권고했고, 이에 질병관리청은 해당 연령대에 대한 접종을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지난 10일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고령층에서도 인정된다며 사용을 권고함에 따라 접종 대상이 확대됐다.
전문위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등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접종 효과 데이터를 근거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들 국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는 화이자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추진단은 접종을 더 빨리 진행하기 위해 총 두 번 맞아야 하는 백신의 2차 접종용 비축분을 먼저 사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1차 접종 후 10주가 지나는 시점에 2차 접종 예약을 하면 된다. 앞뒤로 2주까지 접종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만큼 1차 접종 후 8~12주 사이에 2차 접종을 받으면 된다.
덴마크·노르웨이·이탈리아 등 부작용으로 AZ백신 사용 중단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에선 일부 환자에게서 혈전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백신 접종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지난 7일 오스트리아 정부는 49세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심각한 응고 장애로 숨졌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해당 제조단위의 잔여 물량은 더 유통하거나 접종하지 않기로 했다.
숨진 여성이 투약한 제조단위는 'ABV5300'인 백신으로, 덴마크에서도 같은 제조단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대 여성이 혈전이 만들어져 사망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도 시칠리아에서 두 건의 사망 사례가 발생하면서 'ABV2856'이라는 제조단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혈전이 생겼다는 부작용 신고는 아직까지 접수되지 않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우리나라에서 혈전 생성에 대한 부작용 신고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백신 접종 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고, 백신 접종만이 코로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을 이득이 맞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크다"면서 "혈전 생성 부작용 사례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접종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