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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껐지만 시간 촉박한 野 단일화...일각서 톱다운 해결 요구도


입력 2021.03.15 08:52 수정 2021.03.15 12:53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갈등 끝에 협의 재개하지만 시간 촉박해

野 일각서 '3자 구도 감수' 의견도 제기돼

단일화 당사자 吳·安 직접 담판 시나리오도

"현재로선 제3의 시나리오 염두 안 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최고조로 치닫던 야권 단일화 과정의 갈등 양상이 일단 봉합되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단,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원활한 단일화를 위해선 최종 단일화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기본적인 여론조사 문항·방식에 더해 TV토론 형식 등을 두고 불거진 갈등은 14일 두 후보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겨우 봉합됐다. 당초 14일 오후 3시 예정됐던 두 후보의 '비전발표회'도 15일 같은 시간 이어가기로 합의했으며, 중단됐던 단일화 실무협상단의 협의도 재개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을 이어가게 됐지만 눈에 띄는 진전 없이 최종 단일화 협상 타결은 요연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양 측이 단일화의 명분으로 내세우던 ‘절박감'도 상당 부분 상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화 협상의 가장 큰 관건으로 지적됐던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안철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후보를 상대로 한 가상대결에서 10~20%p 앞서가자, 야권 전체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오 후보에게 유리하다 평가됐던 '보수야권 후보로서의 적합도'와 안 후보에게 유리하다 평가됐던 '박영선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 중 어느 것을 물어도 우세를 보이게 된 국민의힘 측은 더욱 그렇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 아래 두 후보의 신경전도 상당한 모양새다.


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정계개편을 명분으로 국민의힘 분열을 야기해 야권 분열을 도모하려는 세력도 있다"면서 직접적인 공세를 가했다.


안철수 후보도 같은 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연립시정과 함께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을 통해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지지를호소했지만 결국 단일화 경쟁에서만 승리할 경우 최종 당선이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힘 대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3자 구도 감수라는 강경책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여전하다. 넥스트인터랙티브리서치가 SBS의 의뢰로 지난 13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서울시장 적합도에서 박영선 더민주당 후보가 27.4%, 오세훈 후보는 26.1%, 안철수 후보는 24%로 나타나며 소위 3자구도를 형성해도 각 후보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탓이다.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후보 단일화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을 4일 앞두고 야권 전체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3자 구도를 불사하더라도 완연한 우세를 담보하지는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각 당의 이익을 먼저 내세우다 자칫 감정을 그르치게 되면 선거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단일화의 당사자인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에 대한 담판을 짓는 부분에 대한 요구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주축이 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승리의 필수 조건은 야권후보 단일화로, 그것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단일화다"며 "후보 등록을 나흘 앞둔 지금 단일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선거 승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들은 "단일화를 어렵게 만드록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고,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루는 결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두 후보는 이번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단일화가 안 되거나 되더라도 적기에 이루지 못해 선거에서 패하게 되면 국민들은 두 후보에게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19일까지 단일화를 이뤄 최종 선거에 임하겠다는 기본적 입장에 추호의 변화도 없다"며 "15일 재개되는 실무협상단의 논의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로서는 제3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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