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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리 대표 "퇴직연금법 전면 개정 필요...자산운용사 역할 더 커져야"


입력 2021.05.24 07:00 수정 2021.05.24 07:09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퇴직연금 사업자 제도, 판매사 중심...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 은퇴자산 불리고 국가경쟁력 높아져

자산운용사, 고객과 직접 소통 확대 및 금융교육 역할 맡아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식투자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퇴직연금이 1순위가 되어야하고, 연금저축펀드, 남은 돈으로 주식을 사야합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북촌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최대 30년간 찾지 않을 자산에 가장 먼저 투자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소비자 중심의 퇴직연금법 전면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사업자 제도, 소비자 위한 전면개정 시급"


현재 퇴직연금시장은 사업자 제도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소비자의 선택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선택한 상품에서만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존 리 대표는 "문제는 수십조의 퇴직연금이 30년간 원금보장형에 머물러 있어서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국가적으로도 치명적인 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판매사들이 주도하는 퇴직연금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원금보장형 상품에 퇴직연금을 넣어 놓으면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원금은 보장이 되지만 장기간 돈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퇴직연금 구조가 은퇴자산을 늘리는 기회를 원적적으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퇴직연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퇴직연금상품이 사업자를 거쳐야만 팔 수 있는 구조여서 소비자가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퇴직연금 상품을 만드는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기업을 상대로 상품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닌 판매자 중심의 구조 자체가 시장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퇴직연금만큼 좋은 노후준비 수단이 없는데 방치돼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투자, 기업경쟁력 높이는 효과...국가적 이익에도 도움"


동학개미들의 주식열풍이 커지고 있지만 단타 중심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북촌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존 리 대표는 "주식투자가 돈을 빨리 벌기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러한 마인드가 단타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퇴직연금으로 장기투자가 이뤄진다면 이러한 단타성 투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이 좋은 기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진다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을 수십년간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 단위 규모의 기업도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국가경쟁력으로 연결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슈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인구감소, 실업률 증가 역시 퇴직연금의 잘못된 방향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리 대표는 "현실은 젊은 층의 영끌, 고령화, 인구감소가 나타나고 있는데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입시 부담이 사라지고 사교육비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연히 출산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시에 들어갈 돈을 창업자금으로 사용하고, 퇴직연금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면 기업이 성장하면서 노후자산도 덩달아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북촌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 금융교육 전문가 전무...자산운용사가 주도해야"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려면 금융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금융교육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금융 선진국들은 금융교육을 자산운용사들이 맡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문가라고 나선 사람들이 유망주식을 꼽으며 대부분 단타를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존 리 대표는 자산운용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들이 상품개발 경쟁력을 갖추며 직접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판매하지 않고 판매사라는 경로를 거치는 것이 최근 라임·옵티머스와 같은 사모펀드 사태로 나타난 것이라고지적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들이 상품을 잘 못 만들어서 팔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한다"며 "소비자에게 더 좋은 상품을 선보이도록 공정한 경쟁이 바탕이 되어야 자산운용업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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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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