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들 배웅 뒤로 하고 어머니 묘지 옆으로
한국 축구의 레전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축구인들의 마지막 배웅을 뒤로 하고 어머니 곁에서 영면한다.
유상철 감독은 7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19년 10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면서 눈을 감았다. 향년 50세.
장례는 9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유상철 전 감독은 경기도 용인평온의숲에서 화장 후 충북 충주시 앙성면 진달래메모리얼파크에 모셔질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역시 췌장암과 싸우다 별세한 고인의 어머니 곁에 자리한다.
장례식에는 유상철 전 감독과 함께 한일월드컵 4강 기적을 일궜던 황선홍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최진철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장례식은 유족 뜻에 따라 축구인장으로 열렸다. 가족 및 생전 유상철 감독의 친했던 축구인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장을 검토했지만 조용히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축구인장으로 비공개 진행됐다. 유상철 전 감독의 유족은 부인과 2남 1녀의 자녀들.
고인이 된 유상철 감독은 1998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K리그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A매치 124경기(18골) 뛴 '전설'이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유상철 전 감독의 활약은 눈부셨다. 1998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의 유일한 승점을 이끌어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쐐기골을 넣고 한국 축구의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유상철은 K리그와 J리그에서 활약하며 139경기 51골을 넣었다. 1998년 K리그 울산 현대에서 15골로 득점왕에 등극했다. K리그에서 공격수(2002), 미드필더(1998), 수비수(1994) 부문에 모두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놀라운 업적도 남겼다. K리그 통산 142경기 37골 9도움.
울산 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거치며 12년간 프로 생활을 한 후 2006년 울산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걸어갔고,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에도 인천 유나이티드를 끝내 잔류시키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도 유상철 감독을 추모한다.
요코하마는 9일일왕배 혼다FC전에서 유니폼에 상장을 달고 뛴다. 오는 13일 르방컵 콘사도레 삿포로전에서는 묵념의 시간을 가진다. 유상철 감독은 요코하마 소속으로 J리그에서 80경기 30골(총 99경기 34골)을 터뜨리며 2003년과 2004년 우승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