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김학범호, 조별리그 최종전서 온두라스와 격돌
2016 리우올림픽 8강서 한국에 쓰라린 패배 안긴 상대
이기면 B조 1위, A조 1위 유력한 일본과 8강 대결 피할 듯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온두라스전 승리를 다짐했다.
한국은 28일 오후 5시30분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B조 3차전에서 온두라스와 격돌한다.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무승부만 이뤄도 자력으로 8강에 오른다.
온두라스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루마니아와의 1차전에서는 자책골 탓에 0-1 패했지만 슈팅 숫자에서는 17-7로 우세했다. 뉴질랜드와의 2차전에서는 3-2 역전승을 거두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한국이 1골도 넣지 못했던 뉴질랜드의 밀집수비를 뚫고 3골이나 터뜨렸다.
여러 공격수들을 두루 투입할 만큼 변화무쌍하다. 김학범 감독은 “개막 전부터 온두라스는 난적으로 여겨왔다. 까다로운 팀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 말대로 온두라스는 난적이다. 한국 축구에 온두라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2016 리우올림픽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권창훈 등 화려한 선수들로 짜였다. 조별리그에서 피지, 멕시코를 연파한 뒤 독일과 비겨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한국은 8강에서 온두라스에 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 우세’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고전했다.
온두라스의 노골적인 시간 끌기와 판정에 항의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고, 0-1 분패를 받아들여야했다. 8강에서 탈락한 대표팀 메달의 꿈이 날아갔다. 손흥민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고, 권창훈도 눈시울을 붉혔다.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픔을 준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총력전을 펼칠 온두라스를 꺾으면 조 1위로 8강에 오른다. 비겨도 8강에 오른다. 축구 경우의 수를 따질 것 없이 김학범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는 각오를 전달하며 설욕을 다짐했다.
반드시 온두라스를 잡아야 하는 이유는 설욕 외 또 있다.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의 8강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이 B조 2위에 그치고, 일본이 A조 1위가 되면 8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된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에서 2연승으로 유일하게 8강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조별리그 전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28일 오후 8시30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격돌한다. 현재 분위기를 볼 때 일본이 A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0, 2차전서 멕시코에 2-1 승리를 따내며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은 프랑스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A조 1위를 차지한다. 프랑스는 멕시코에 1-4로 졌고, 남아공에도 3골이나 내줄 만큼 전력이 안정적이지 않다. 일본의 3연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황의조-권창훈-이강인 등 A대표팀 못지않은 공격진을 보유한 한국이 한일전을 꺼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메달을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개최국 일본을 8강에서 만난다는 것은 부담이다. 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만나야 부담이 덜하다는 얘기다. 여러모로 온두라스는 반드시 잡아야 할 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