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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 또 올라 ...기준금리 인상 ‘액셀레이터’


입력 2021.07.30 06:00 수정 2021.07.29 11:5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폭염에 채소류 수급난, 밥상물가 위협

원·달러 환율 연고점 갈아치우는 중

코로나19 재확산 속 금리 인상 명분↑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상추 등의 채소가 판매되고 있다. ⓒ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 등 공급물가가 치솟고, 농축산물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까지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 변경 압력도 커지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실기(失期)하면 안된다는 명분에 힘이 실린다.


30일 폭염에 따른 채소류 수급난이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역대급 무더위에 채소 이파리가 마르거나 타면서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현재(지난 29일 기준)엽채류의 전월대비 증가폭은 ▲시금치(1kg) 68.4% ▲적상추(100g) 48.6% ▲열무(1kg) 25.4% ▲오이(10개) 8.1%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폭등한 계란값도 740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외 얼갈이배추(1kg)와 열무(1kg)도 같은기간 각각 32.6%, 25.4% 올랐다. 여름 제철 과일 및 채소인 수박과 오이 가격도 8~24.6%가 인상됐다. 수박 가격은 한 달 전 1만8000원대였으나 현재는 2만1000원을 넘겼다. 올해 여름 무더위가 지속되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더 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바구니 물가만 오른것이 아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는 석달째 각각 6%, 2%대 상승세(전년 동기 대비)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2%대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상승률도 201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섰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초중반까지 뛰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까닭이다.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중이다. 지난 14일 1150원을 넘으며 올들어 최고치를 찍은 환율은 사흘만에 1157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일각에서는 물가 뿐 아니라 원화 강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 등락률 추이 그래프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을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수순이다. 한은 역시 통화정책 운용 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염두에 두고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쌓고 있다. 실제 한은은 지난 15일 금통위 이후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문제를 다룬 보고서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금리인상 근거를 명시했다.


시장은 첫 금리인상 시점을 이르면 8월, 10월로 예상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달 금통위 회의에서 통화정책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인상 시그널을 재차 보냈다. 최근에는 경제부총리,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기준금리 인상’을 거론하며 8월 인상설에 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변수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다. 델타변히 확산이 하반기 경제 리스크로 급부상한 가운데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그널의 강도를 높이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봐야 한다”며 금리 동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7월 금리 동결 사유 역시 코로나19 확산세였다. 다만 시그널을 재차 보냈는데,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시킨다면 시장에 되려 혼선을 줄 수도 있다. 빚투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은 더는 방치하기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한은은 시험대에 올랐다. 당장 다음달 26일 금통위로 눈이 쏠린다. 내년 3월 말 이 총재 임기 종료전까지는 남은 통화정책회의는 8월, 10월, 11월, 내년 1월, 2월 모두 다섯차례뿐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째깍이고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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