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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플레이션 시작되나…도미노 물가상승 우려


입력 2021.08.04 15:32 수정 2021.08.04 15:33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농식품 가격상승, 전체물가 상승에 영향

정부 수급조절에도 쌀·계란값 강세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농식품 물가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며 에그플레이션의 신호탄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더 가볍게 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집밥 비중이 늘어났는데 먹거리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데일리안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6% 상승했으며 전달인 6월보다도 0.2%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전기·수도·가스가 상승 전환되며 6월 대비 오름폭 확대됐다.


올 들어 오름세가 계속되던 농수산물의 오름폭은 7월에 다소 둔화됐지만 쌀값·고기·과일·채소 등 밥상물가가 여전히 요동치고 있고 축산물 가격까지 오름폭이 확대돼 농축수산물의 오름세는 9.6% 상승률이었으며 전년보다는 11.1% 올랐다. 특히 계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등이 많이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7월 소비자물가는 개인서비스와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2% 중반을 상회하는 상승률을 보였다”며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커지고 전기·가스·수도가 상승 전환하면서 상승 폭이 전월과 비교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수급조절 안 먹히네, 고공행진 중인 농축수산물·원자재

문제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닌데도 물가는 지속해 오르거나 공급을 늘려도 가격변동이 없는 경우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이후 계란가격이 고공행진 한 이후 수출량도 늘리고 산란계 닭의 공급도 확대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7000원 대에 머물러있다.


또 오르는 쌀값에 정부양곡을 풀어 공급을 조절하고 있지만 쌀값은 지난해보다 20%가량 상승하며 계속 강세를 보이고, 비축미만 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정부는 물가 안정 목표치로 2%를 제시하면서 인플레이션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 중반 대까지 상승률을 보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길었던 장마와 잦은 태풍, 올해 초 폭설, 한파 등 기상 요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올해 폭염으로 인한 생육저하 가축 폐사 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데일리안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한 엽채류와 과일류의 가격은 폭염이 지속되면서 치솟았다.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 1통의 가격은 2만원이 넘는다. 1년 전 가격 대비 32.1% 올랐고 참외도 21.2%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추·시금치·미나리 등 야채가격도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도미노 물가상승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식품가격 상승과 계란과 우윳값 인상은 제과·제빵이나 커피·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원가상승을 이유로 라면까지 가격을 속속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또한 기상악화와 함께 유가상승 지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변수로 물가상승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대두, 물가 상승 압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추석 전에 잡는다” 정부, 농축수산물 가격안정화에 총력전

정부가 경기부양과 소비확대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확대하고 시장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또다시 위축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34조9000억원 규모가 시장에 풀리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마저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폭염과 태풍 등 물가 위험이 잠재한 상황임을 고려해 폭염 예방조치 이행 상황과 산지 작황, 유통단계 등의 동향 등을 점검하고, 도매시장별 경락 정보와 반입량 정보를 산지와 공유해 산지의 적기 출하도 유도할 계획이다.


추석을 앞두고 성수기 농축산물 물가 안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성수품 공급 확대 계획이 이행될 수 있도록 농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유관기관 등과 협력체계도 강화키로 했다.


명절 성수품 공급물량을 예년보다 대폭 늘릴 수 있도록 농산물 비축·방출, 축산물 출하물량 확대 ·수입 등을 추진한다.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계란과 닭고기 등에 대해 농식품부는 공급보다는 소비가 늘어 한시적인 가격급등세 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은 7월 기준 일일 약 4600만개가 시장에 공급되고 있어 전년 공급량에 비해 부족하지 않으나 가정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 강세가 지속 중이며, 육계의 경우 도계마릿수는 평년과 전년 수준이며 수입량도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여름철 보양식, 도쿄 올림픽 개최 등 수요 증가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물가 상방압력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안정적 물가관리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대전 오정농수산도매시장을 방문해 농축산물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기재부

이 같은 농축산물 물가상승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3일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동향 및 수급상황 점검차 대전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이마트 둔산점을 방문해 현장의 가격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계란 가격에 정부의 수입 물량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8월과 9월 각각 1억 개 씩 총 2억 개의 계란을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또 축산물과 관련해서도 “추석기간 중 소고기는 평시 대비 1.6배, 돼지고기는 1.25배가 공급되도록 출하시기를 조정하겠다. 수입도 평년대비 소고기는 10%, 돼지고기는 5% 확대할 수 있도록 수입 검사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장바구니 물가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농축수산물의 추석 수요·공급,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재난지원금 지금으로 수요 증가 등 물가변수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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