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용 편한 세대 아닌 경우 영화 전단지가 큰 역할”
“환경 보호 차원에서 제작 반대하는 이들도 있어”
언제 어디서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예매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가 영화 전단지의 중요성을 급격히 낮췄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만들면서, 그 공간을 가야 얻을 수 있는 제작물인 전단지의 무용론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전단지는 포스터처럼 필수 홍보물은 아니기 때문에 홍보비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 중 하나다.
영화 홍보사 영화인의 박주석 실장은 “전단지를 비롯한 제작물들은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극장 자체의 관객이 많이 가지 않는 상황이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제작하는 수량도 줄었다. 극장에 돈을 들여 비치하는 제작물들의 숫자는 아무래도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여전히 영화 전단지 제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보의 기능을 어느 정도는 수행하고 있다는 데 다수가 동의했다. 6년 전, 그 가치는 줄었지만 종이만의 매력이 있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던 관계자들의 예측처럼 여전히 어느 정도의 필요성은 인정을 받고 있다.
영화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예전에는 반드시 만들었다면,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전단지도 꾸준히 나올 것이다. 여러 정보들을 얻을 곳이 많지만, 그럼에도 예고편, 포스터처럼 하나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요즘에 디지털로 정보를 많이 얻고, 예매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극장 가자’고 해서 가는 분들도 있다. 정보가 전혀 없으신 분들은 전단지가 비치되어 있으면 그것도 한 번씩 보신다. 포스터보다는 정보가 많이 담겨 있지 않나. 정보 없이 찾아가는 관객들에게는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나 중·장년층에게는 영화 전단지가 필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이들에게는 실물로 만질 수 있는 아이템이 관심을 끄는 큰 요소 중 하나다. 필요한 이들이 있고, 그것이 도움이 된다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관은 남녀노소가 찾는 공간이다. 다양한 눈높이에 맞출 할 필요도 있다. 모바일 이용이 편한 세대가 아닌 경우에는 영화 전단지가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대한 다양한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향유하는 데 전단지가 큰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 최지웅 실장은 “전단지를 안 만드는 영화도 생기다 보니, 거치대가 썰렁해졌다. 좋은 풍경 중 하나였다. 전단지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것을 수집하는 이들도 많다. 사라지고 있어 아쉬운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실장은 ‘기록’을 위해서라도 전단지는 꾸준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단지가 한국 영화가 개봉했던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다. 기록이자 아카이브다. 이런 전단지도 한국영상자료원에 보관이 된다. 기록과 아카이빙의 취지로 봐도 안 나오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단지가 비효율적이고, 버려지는 양이 많은 만큼 환경을 위해서라도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영화 프로듀서는 “전단지를 굳이 만들어야 하나 싶다. 요즘에는 많이 보지 않는 영화들은 금방 내려가지 않나. 잠깐 거치대에 머무르기 위해 제작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일부 홍보사 직원들은 환경 보호 차원에서 전단지를 제작하는 것이 맞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보관하기보다는 버려지는 양이 훨씬 많기는 할 것이다.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필수는 아니라는 의견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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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단지를 보다②] “아직 통하는 세대 있어” vs “환경 위해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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