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임원 인사 단행...권영수 부회장 이동으로 변화 불가피
신학철·차석용 부회장 거취 주목…권봉석 사장 승진 가능성
2018년 취임 이후 4년차 맞은 구광모 회장 선택에 이목 쏠려
LG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가 내주로 다가온 가운데 3인의 부회장단 체제 변화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4년차를 맞아 변화와 혁신에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세대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다음주 후반쯤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매년 11월 마지막주에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사를 발표해왔다. 계열사별로 이사회 날짜가 달라 이틀에 걸쳐 인사가 발표된 해도 있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은 구 회장을 보좌해 온 3인의 부회장단의 거취에 쏠려 있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지주회사인 ㈜LG 대표이사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온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이동하는 인사가 이뤄지면서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 회장의 오른팔로 LG그룹 내 실질적 2인자로 평가받고 있는 권 부회장이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LG COO가 내주 인사를 통해 선임될 것으로 보이는데 후임자로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이 점쳐지고 있다.
권 부회장 외에 나머지 2명의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우선 내년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유임쪽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 2018년 말 외부 인사 첫 부회장으로 영입된 신 부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과 친환경 사업 등에서의 성과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위기다.
그룹 내 다른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규모 배터리 소재 투자 등 회사의 과제가 산적해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권영수 부회장과 나이가 같다.
다만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은 용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 부회장도 신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 대표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회사를 맡아 16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차석용 매직’을 일군 성과는 인정받고 있지만 한 더 연임을 하기에는 1953년생으로 나이가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구 회장이 취임 4년 차를 맞아 변화와 혁신을 위해 인사에서도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 터라 재계 안팎에서는 용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차 부회장이 용퇴할 경우, 새로운 부회장 승진자도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권 부회장에 이어 ㈜LG COO 자리를 맡은 후임자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 내부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2017년 말 하현회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마지막이었다.
이런 점에서 주목받는 이가 LG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권봉석 사장이다. 2017년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시절 사장으로 승진한 후 2년 뒤인 2019년 대표이사로 발탁된 권 부사장은 지난 2년간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구가하는 성과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4년 ㈜LG 시너지팀장(전무)을 맡던 시기에 구광모 회장이 같은 팀 부장으로 근무한 인연도 있다.
특히 그는 1963년생으로 구 회장을 보좌하는 부회장단을 젊게 만드는 효과도 꾀할 수 있다. LG전자가 주력계열사 임에도 지난 2019년 11월 조성진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부회장 자리는 공석으로 유지돼 온 것도 승진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그동안 구 회장과 권 부회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체로 운영돼 온 ㈜LG가 구 회장 단독 대표 이사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새로 선임되는 COO와 각자 대표 체제로 갈지, 아니면 구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그룹 내 주요 인사인 권영수 부회장이 이동하게 되면서 올해 LG그룹 인사에 더욱 주목도가 높아졌다”며 “지난 2018년 취임 후 실용주의 노선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 온 구광모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