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클래식 등도 일반 관람객 감소 우려
공연장이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에 포함되면서, 뮤지컬이나 연극·클래식·발레·합창 등은 물론 대중음악 콘서트까지 연말을 앞둔 공연계에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유흥시설 등에 한정했던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을 대폭 확대 적용했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은 백신 접종 완료자,PCR음성 확인자(48시간내)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확대 조치에 따라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오락실 제외), PC방, (실내)스포츠경기(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에서도 방역 패스가 적용된다.
방역패스 적용 확대와 함께 현장에서 빚어질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2월 12일까지 1주일간 계도기간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공연장들은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안내하는 등 관람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또 내년 2월 1일부터는 12~18세 청소년에 대해서도 방역 패스가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는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해선 방역 패스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7일 기준, 6만5000여명이 새로 2차 접종을 마쳐 인구 대비 접종률은 80%를 넘긴 상황이다. 반면 청소년은 31.2%에 그쳤다. 특히 12~15세 청소년들의 접종률은 13.1%에 불과하다.
그간 다른 장르에 비해 규제가 컸던 대중음악공연계의 경우 일단 ‘방역 패스 의무화’를 시행하면서 대규모 비정규 공연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움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아이돌 그룹과 가수들의 경우 12월부터 내년 초까지의 일정으로 NCT127, 에이티즈, 몬스타엑스, 트와이스, 베리베리 등 연말 공연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요 타깃층인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의무화함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한 아이돌 그룹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청소년 방역 패스 의무화가 시행되는 기간에 많은 케이팝 그룹들의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나 아이돌 그룹의 공연은 팬층이 10대 쏠림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공연을 관람하는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써는 접종은 완료하거나 CPR 검사 결과지를 지참하는 방법밖엔 없는 상황으로, 콘서트 당일까지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2년만에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공연을 열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다시 개막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유명 내한 공연들이 잇따라 재개됐다. 뿐만 아니라 내년 초 뮤지컬 ‘라이온 킹’도 인터내셔널 투어로 한국 관객들을 다시 만날 계획이며 다수의 인기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 큰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공연계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었다. 대형 뮤지컬과 클래식 내한 공연 재개 등 굵직한 공연들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이후 크게 감소했던 공연시장 매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달 매출액은 약 342억원으로, 10월 약 304억원보다 약 12.5%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액 약 15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약 120% 상승한 수치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장에 방역패스 적용이 의무화되면서 청소년 관람객 등 일반 관람객의 공연장 방문에 제약이 생기게 돼 우려가 깊다”면서 “공연계가 연말을 매출 회복세의 정점으로 봐왔던 만큼 아쉬움이 더욱 크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