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재환 영끌했는데..’ 두산 팬은 트럭 시위…씁쓸한 현실


입력 2021.12.21 09:13 수정 2021.12.21 08:45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두산 팬, 연일 트럭 시위로 매년 주축 선수 잃는 팀에 항의

간판타자 김재환에 115억 원 계약 안긴 후에도 성난 팬심

두산 베어스는 내부 FA 자격을 얻은 선수 가운데 김재환만 계약을 체결했다. ⓒ 뉴시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올 스토브리그 행보도 그리 순탄치 않다.


매년 핵심 선수를 떠나보내는데 실망한 두산 팬들은 결국 ‘트럭 시위’에 나섰다. 지난 17일 1차 트럭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0일부터 23일까지 4차례 더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 시위를 준비한 팬들은 20일 “두산 베어스 팬 커뮤니티 주도 하에 박정원 구단주와 전풍 사장, 김태룡 단장을 비롯한 수뇌부와 프런트에 팀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요구사항을 담아 성명문을 발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에는 “2015시즌 김태형 감독 부임과 함께 베어스에 황금기가 찾아왔다. 3번의 우승과 7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이뤄낸 팀의 빛나는 선수들. 미라클과 화수분이라는 타이틀 아래 이들은 자신의 기량을 펼쳤고, 팬들은 환호했다”며 “그러나 구단은 이 황금기를 이끈 ‘우리 선수’를 8명이나 FA로 떠나보냈다. 모기업이 ‘가난한’ 두산이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했다.


또 프랜차이즈 선수들의 이탈을 지적하며 “‘사람이 미래’라면 베어스에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트럭 시위는 두산이 최근 FA 자격을 얻은 팀의 간판 4번 타자 김재환에게 총액 115억 원을 안기고도 나온 것이라 다소 충격이 크다.


두산은 김재환을 잡기 위해 거금을 투자했다. 두산의 근래 FA 시장에서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도 FA 자격을 얻은 박건우가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이번에도 선수 유출을 막지 못했다.


두산은 매년 상대 구단과의 머니 게임서 밀리며 팀의 핵심 선수를 내줘야 했다.


2016년 통합우승의 주역 외야수 민병헌(은퇴)이 2017시즌을 마친 후 롯데 자이언츠로 떠났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는 2019시즌을 끝으로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아쉬움을 샀다.


대거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나온 2020시즌 뒤에는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이 팀을 떠났다.


올 시즌에는 ‘두산 왕조’를 일군 황금 세대의 막내 박건우가 6년 총액 100억 원에 NC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KBO리그로 돌아올 때 두산이 아닌 LG와 계약한 김현수까지 더하면 이탈 선수는 더 많다.


팀을 응원하는 두산 팬.(자료사진) ⓒ 뉴시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매년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하는 팀에 비하면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정작 두산 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프로는 결국 우승이다. 두산은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이 중 4번은 우승을 놓쳤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도 승률이 5할이 되지 않는다.


2019시즌 우승을 끝으로 2020시즌부터는 한국시리즈에서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0시즌 NC에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무릎을 꿇었고, 올 시즌에는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정규시즌서 가장 낮은 승률 0.522(71승 8무 65패)를 기록하더니 한국시리즈에서는 KT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허무하게 내려앉았다.


이는 매년 꾸준한 FA 이탈로 인한 전력 손실은 막지 못한 탓이다. 핵심 선수가 이탈하고도 화수분 야구를 통해 꾸준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있지만 팬들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팀의 미래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