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30만원 벌 수 있어…무돌 삼국지 이어 입소문
VPN으로 출금만 우회해 법 저촉 피해
게임위, 모니터링·자체등급분류 강화 나서…규제 완화 목소리↑
게임하면서 돈 도 버는 플레이 투 언(P2E, Play to Earn)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 삼국지)가 국내에서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하자 또 다른 P2E 게임이 ‘제2의 무돌’로 불리며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닌자 키우기 온라인: 방치형 성장 RPG’(이하 닌자 키우기)는 지난 23일부터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400위권 밖에서 단숨에 30위로 올라섰다. 현재도 29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닌자 키우기 온라인은 국내 벤처 게임사 ‘퍼즐 몬스터즈’가 개발한 방치형 RPG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 보상으로 ‘닌키코인’을 얻은 뒤 가성사설망(VPN)을 통해 해외 서버로 접속하면 코인을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는 P2E게임이다.
이 게임은 하루에 7500원 이상, 한 달에 3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금하는 방법이 SNS,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공식 커뮤니티 가입자는 9000명을 넘어섰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끈 P2E 게임 무돌 삼국지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결정 취소 통보를 받고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국내 게임산업법에서 게임을 통해 얻은 유무형의 재화를 환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닌자 키우기가 '제2의 무돌'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7일 무돌 삼국지 개발사인 ‘나트리스’는 등급분류 결정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임시효력정지결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구글플레이에서 오는 1월14일까지 한시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아 서비스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닌자 키우기는 무돌 삼국지와 마찬가지로 국내 게임사가 출시했고 국내 서버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VPN을 통해 출금 과정만 해외로 우회해야한다는 점이 다르다. 무돌 삼국지와 달리 국내 게임산업법에 저촉되지 않아 법 망을 피해가는 셈이다.
또 타 P2E 게임들이 해외 IP를 통해 즐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게임은 국내 서버로 즐길 수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닌자 키우기 뿐만 아니라 위메이드가 출시한 '미르4 글로벌'을 비롯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세탄 아레나' 등 P2E 게임들을 VPN으로 우회해 즐기는 이용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P2E 게임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에 국내 P2E 게임 출시를 허용해달라는 이용자들과 게임업계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P2E 게임을 허용해야한다고 제언한다.
최근 게임위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앱 마켓 등에 현금, 재화 등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의 국내 유통을 사전에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무돌 삼국지와 같이 규정을 위반하는 P2E 게임들이 늘어나면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등급분류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이처럼 VPN으로 우회하는 P2E게임들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된다.
게임위도 이같은 VPN 우회 방식의 P2E게임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VPN을 우회하는 방식의 국내 P2E 게임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실무부서를 통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문제 소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