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애플TV+에서 공개
'파친코'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에 대한 방대한 서사를 담아낸다. 이 작품을 통해 애플TV+가 국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열린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윤여정, 김민하, 이민호, 진하와 코고나다 감독, 수 휴 각본 및 총괄 제작, 마이클 엘렌버그 총괄 프로듀서, 테레사 강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생존과 번영을 향한 의지로 고국을 떠난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모든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여성 선자의 시선을 통해 그려지며, 1980년대 선자의 손자 솔로몬의 이야기와 교차된다.
코고나다 감독은 방대한 역사를 다루는 이 작품에 대해 "한국 역사를 다뤘지만,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현재도 많은 이민자와 그 가족들이 생존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엘렌버그 총괄 프로듀서 또한 지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이야기들이 글로벌한 관심을 받은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이번이 더 특별한 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담는다는 것이다. 시대극처럼 동떨어진 이야기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처럼 친절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짚어볼 수 있었으면 한다.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수 휴 각본가는 "촬영하면서 매일 같이 이야기한 게 있다. 역사책처럼 딱딱하게 전하지는 말자, 우리가 전하고 싶은 건 감정이었다. 시청자들이 사랑, 모성애와 같은 감성을 느낀다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강조했다.
노년 시절 선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하는 타입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는 않다.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했다. 인물이 역경에 빠졌을 때는 역경에 빠진지 모른다. 그걸 헤쳐나가는데만 집중한다"라고 캐릭터 접근법을 밝혔다.
코고나다 감독은 윤여정에 대해 "진심으로 모든 장면에서 감탄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얼굴을 보면 한국의 역사가 담긴 지도라고 생각했다. 섬세한 연기를 펼쳐주셔서 감사했다. 섬세한 표정과 연기력에 매료가 됐고, 미스터리한 표정들이 있어 더 많이 담아내고 싶었다"고 극찬해 기대감을 높였다.
젊은 시절 선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매력적인 인물 한수를 연기한 이민호는 "늘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일은 살아가면서 가장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이렇게 LA에서 인사드리니 더욱 특별하다"라고 첫 OTT 작품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시대극에 도전하며 스타일링에 더욱 신경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 시대에는 어떤 옷을 단순히 스타일링을 해서 보여주기보단, 때로는 나를 방어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강하게 표현하기도 하는 무기 같은 수단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굉장히 많은 옷을 입어봤고, 이를 통해 한수의 감정을 대변하고 때로는 정체를 숨기기도 했다"고 섬세한 접근에 대해 밝혔다.
젊은 선자 역의 김민하는 "오디션은 3~4개월 정도 봤다. 연기는 물론 중간에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이런 오디션은 처음 봐 정말 많이 배웠다. 영혼을 짜내서 했던 오디션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 자리에서 존재하고 숨 쉬라고 말을 해주셨다. 그게 가장 중요하기도 했다. 선자는 연기를 한 것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연기 외의 것들도 많이 배웠다. 내 목소리를 내는 법도 배우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해서 감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선자가 일본에서 낳은 아들 솔로몬 백을 연기한 진하는 한국어부터 영어, 일본까지, 3개 국어로 된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진하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동시에 가장 보람이 있었다"라며 "복합적이고, 복잡한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언어가 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자이니치 커뮤니티를 그려내기 위해서라도 꼭 그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그 역할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사실 저는 처음엔 걱정했다. '이 연대기를 어떻게 화면에 다 담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에피소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나는 내가 연기하는 걸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왜 이렇게 했지?' 싶어서 그렇다. 하지만 '파친코'는 모두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파친코'는 오는 25일 애플TV+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