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입장 대변해온 조선신보
김정은이 언급한 '15년 구상'과
'전쟁 주적론' 연관성 부각
"전쟁 없어야 순조롭게 경제 추진"
자력갱생 노선을 견지해온 북한이 대화를 거부한 채 미사일 도발을 반복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先) 국방력 강화, 후(後) 경제발전'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병진노선'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지난 24일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주제로 기획한 첫 번째 기사에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힘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 만족과 그 끝이란 있을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월25일) 기념 연설 내용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해당 연설에서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 세계에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는 그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에 의하여 담보된다"며 "우리는 계속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관련 언급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는 전략핵무기와 임의의 전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를 모두 갖추고 그 성능을 부단히 제고해나간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를 위협·지배하는 '패권주의 정책 수단'으로 핵무력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북한의 핵무력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무력 강화로 방위력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경제건설에 집중해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병진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경제 성과를 촉진하는 '수단'으로서 핵무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확보라는 '목적' 달성에 집착하고 있다고 본다.
신문은 "미국과 조선의 장기적 대결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15년 구상'과 '전쟁 주적론' 사이의 연관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우선 지난해 1월 개최된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와 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생산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명중률 제고 △핵 선제·보복 타격능력 고도화 등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포함한 "국가 부흥의 중장기 구상을 밝혔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김정은 시대 병진노선에 '구체성'이 부여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청년동맹 제10차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 당은 앞으로의 5년을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에서 획기적 발전을 가져오는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 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려고 작전하고 있다"며 "다음 단계의 거창한 투쟁을 연속적으로 전개해 앞으로 15년 안팎에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융성·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우자"고 말한 바 있다.
신문은 사회주의 강국을 이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중장기 구상이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언급된 '전쟁 주적론'과 맞물려 있다며 "전쟁 없는 푸른 하늘 아래서만 인민을 위한 경제부흥 전략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경제성과를 위해선 전쟁 위협이 없어야 하고, 전쟁 위협은 각종 전략·전술무기 확보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