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집행을 열흘여 앞둔 사형수가 장기를 기증하겠다며 형 집행 연기를 요청했다.
AP통신은 텍사스주 헌츠빌 교도소에 수감된 라미로 곤잘레스가 이러한 요청을 했다고 지난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곤잘레스는 2001년 피해자 브리짓 타운젠트를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2006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곤잘레스의 사형 집행은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다. 집행일이 다가오자 곤잘레스는 "신장 이식이 시급한 사람을 위해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30일간의 유예기간 부여를 요청했다.
그의 변호인은 이와 별도로 텍사스주 사면·가석방 위원회에 신장 기증을 위해 형 집행을 180일간 유예해 달라는 별도 청원도 제기했다.
곤잘레스의 요청에 대한 사법당국의 결정은 11일 내려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곤잘레스가 사형 집행을 미루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곤잘레스는 "(기증은) 속죄의 일부"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막을 수 있다"고 항변했다.
곤잘레스 측 변호인 역시 "그는 희귀 혈액형으로 장기 기증을 위한 최적의 후보자"라며 "곤잘레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증을) 못하게 막는 것은 웃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올해 초에도 장기 기증을 하겠다며 형 집행 연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텍사스주 사법 당국은 곤잘레스를 '부적격 기증자'로 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