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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적자 전망에 인력 유출까지...타는 디스플레이 속내


입력 2022.07.11 11:47 수정 2022.07.11 14:07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LG디스플레이 올해 2분기 실적 전망 영업적자 기록 예측

삼성디스플레이도 中 BOE의 아이폰14 패널 공급으로 타격 불가피

업계 "단가 후려치기와 인력 유출이 가장 큰 위기, 정부 지원 있어야"

2021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 산업전시회'에서 관람객이 전시관을 보고 있는 모습.ⓒ뉴시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사업의 확대 전망에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1일 업계 전망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전망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 올해 2분기 평균 실적을 두고 영업적자 1125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적자 규모를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용 증가, TV 수요감소 등 연이어 발생하는 대외 악재들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LCD(액정표시장치) 비중이 65%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의 수익 구조 상 연일 패널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등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사업인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전체 수요 둔화를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크다.


반면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를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효과로 2분기 실적이 약 8000~9000억 사이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업 구조상 LCD 사업 철수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BOE가 애플 아이폰14용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향후 상황에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 7일 BOE는 애플로부터 아이폰 14에 탑재될 OLED 패널 인증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월 BOE는 무단으로 애플의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 배선 설계를 변경한 사실이 적발되며 애플 공급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으나 저렴한 단가를 강점으로 결국 애플 공략에 성공했다. 2020년 아이폰12에 처음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삼성·LG의 독주를 깬 이후 점차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BOE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나란히 애플 아이폰 패널 3대 공급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삼성 및 LG 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추가 공급단가 인하 압박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이폰14 시리즈에 들어갈 OLED 패널이 전체 약 9000만장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중 삼성플레이가 6000만장, 상대적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가 2500만장, BOE가 약 500만장 정도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아이폰 패널 점유율은 무조건 늘어나게 돼있다"면서 "중국 기업은 치킨게임 전략이기에 고객사의 단가 후려치기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않느냐"며 "정부가 백업을 해주니 어떤 식으로 하더라도 살아남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향후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가격 경쟁력이 약하면 제품은 팔리지 않는다"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약해지면 글로벌 IT 제품 공급망이 중국 손에 들어간다는 점을 정부가 깨달아야한다. 이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기술 지정이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력 유출이다. 디스플레이와 기초 공정이 비슷한 반도체로 이직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전략사업으로 지정돼 정부의 세제 혜택 등 지원을 받아 전망이 밝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통상 업계에서는 취업 규칙이나 계약서 등에 '보안 서약' 등을 삽입해 동종업계로의 이직을 1~2년간 금지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엄밀히 동일 직종은 아니기에 이직 러쉬를 막기는 어렵다. 다만 BOE나 CSOT 등 중국 메이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로의 이직은 제한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 엔지니어들에게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동종업계 1~2년간 이직 금지 등의 규정은 회사마다 다르고, 또한 실제로 지켜지지도 않는다"면서 "다 지키게 되면 본인이 근무하던 시기의 기술은 모두 구형이 돼버려 재취업이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인력 관리는 무조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효과없는 서약서' 형식이 아닌 '유인책' 으로의 전환이 중요한데, 기업의 당근 유인책을 가능하게 해 줄 뒷받침은 정부의 산업 지원"이라며 "기업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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