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요매체는 물론
대외선전매체도
담대한 구상에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대한 '담대한 구상'을 밝힌 가운데 북한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포하고 '일상회복'에 나선 북한은 일단 경제 목표 달성 등 내부이슈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매체 보도에선 담대한 구상과 관련한 '반응'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입장을 외곽에서 대변해온 대외선전매체 역시 관련 보도를 삼갔다.
구체적 반응을 보이기 앞서 입장정리를 꾀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 당국의 '초점'은 일단 내부이슈에 고정된 모양새다.
'방역전에서 승리한 기세로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개최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연설에서 방역전 승리를 선포하며 "우리는 시련 속에서 또 한 번 강해졌다. 이번에 뚜렷이 과시된 우리의 무한대한 잠재력을 최대로 분출시켜 비상방역 전선에서만이 아닌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안아오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북한 주민들이 직접 소비하는 노동신문에는 △농업 증산 △살림집(주택) 건설 △공업제품 질 향상 등 지난해 말 개최된 당 전원회의에서 선별된 '목표' 달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거 실렸다.
정부는 일단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담대한 구상을 직접 제의했기 때문에 일단 북한 호응을 기다려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제의에 대해 북한이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핵심 목표'로 강조해온 국방력 강화 노선의 '실적 쌓기'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부터 사실상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사전 연습을 이날부터 개시했다. 본 연습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미국과의 '강대강 정면승부'를 천명한 북한은 연합훈련에 강한 불쾌감을 표해왔다. 북한 매체들은 연합훈련을 '북침전쟁 연습' '핵전쟁 연습' 등에 비유하며 '상응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도 하다.
더욱이 이번 연합훈련에선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감안해 실시되지 않던 야외 실기동훈련까지 재개되는 만큼, 북측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