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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이재명, 충성스런 박찬대, 핍박받는 우원식


입력 2025.04.09 00:40 수정 2025.04.09 00:4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개헌 동시투표' 두고 이재명·우원식 엇박자

박찬대, 禹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 불참

강성 당원들, 우원식에 파상공세…욕설도

국민의힘에선 '또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투표" 제안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우 의장 주재로 열리기로 한 민주당 박찬대·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간 회동이 무산됐다. 박 원내대표가 일방적인 불참을 알린 것으로, 우 의장에 대한 이 대표의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 의장을 향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대통령 놀이 그만하라"는 파상공세와 함께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이 시작되며 우 의장이 민주당에서 순식간에 고립된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일극체제' 모습이 드러난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후 2시 우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와 함께 추경·개헌 등 논의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동은 박 원내대표 불참으로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금일 14시 권성동 원내대표의 국회의장 및 양당 원내대표 회동 일정은 민주당 측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로 전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국회의장실은 전날 저녁 돌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우 의장이 제안한 대선·개헌 동시투표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하는 '빅 이슈'가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불편한 심기를, 박찬대 원내대표가 '회동 불참'이라는 충성심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개헌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통상 최고위에서 당대표로서 가장 먼저 발언하는데, 전날 최고위에선 본인의 발언을 맨 뒤로 미루고 개헌론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헌은) 국민투표법이라는 장애물도 있다"며 "현재 국민투표법상으로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려면 개헌안에 대해 본 투표만 할 수 있고 사전투표장에서는 (개헌 국민투표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6일 우 의장이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동시 시행하자"고 발표한 것에 대한 거절 의사다.


다만 이 대표는 '5·18 정신 헌법 수록'에는 동의했다. 개헌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개헌을 공약했었다. 이 대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게재하는 것과 계엄 요건을 강화해 친위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우 의장을 향한 친명계 의원들의 비판도 줄을 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회의장 놀이 그만하라"고 했다. 양문석 의원은 "제발 그 입 닥쳐라. 개헌은 개나 줘라"고 수위를 높였다. 민형배 의원은 "개헌을 이리 서둘러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다른 꿍꿍이가 있구나 오해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초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이재명 대표가 막상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자 안면몰수 하며 개헌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비명계 대선주자들은 '개헌'을 지렛대 삼아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오세훈·한동훈·안철수' 등 국민의힘 잠룡들은 일제히 4년 중임 개헌론에 공감대를 표하고 있다.


비명계 잠룡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개헌과 내란종식은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개헌은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가는 근본적인 길", 김동연 경기지사는 "우 의장의 제안에 적극 동의한다"며 개헌 동참 목소리를 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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