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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받는 킹달러, 물가 악재 급부상...금통위 앞두고 변수


입력 2022.08.23 13:41 수정 2022.08.23 13:44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원·달러 환율, 2거래일째 1340원 돌파

수입물가 부추겨...금리인상 가속 명분

22일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39.8원에 마감했다. ⓒ KB국민은행

1340원까지 뚫은 원・달러 환율이 오는 25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슈퍼달러’가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정부는 9~10월을 물가 피크아웃(정점)으로 보고 있으나 천장 뚫린 환율이 이마저도 늦출 수 있다는 염려다. 예상을 뛰어넘은 강달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연속 134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 6월 23일 1300원대에 올라선 환율은 박스권을 머물다 지난달 1310원, 1320원을 차례로 깨며 고점을 높여왔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 22일 13년 4개월만에 1330원까지 넘어섰다.


예상을 뛰어넘는 달러 강세는 연준의 추가 긴축 경계감에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국내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연준 의원들이 매파적(통화긴축) 발언을 이어가면서 금리인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8.5%로 전월(9.1%)보다 꺾이면서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내달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연례 경제 포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온다면 환율이 1350원까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당국도 현재 수준의 환율을 글로벌 추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환율을 안정시킬 요인은 없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달러 초강세로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수입물가가 높아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소비자 위축되며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 정점 시기가 늦춰지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의 환율은 물가 피크아웃(정점)을 지연시킬 수준은 아니지만,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창용 한은 총재는 0.25%p 인상을 예고했지만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지면 빅스텝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 수입단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며 “무역적자가 심화되면서 환율이 더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 급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그나마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금리인상’ 뿐이라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한은이 앞으로 연말까지 남은 금통위까지 베이비스텝을 계속 밟아도 미국이 빅스텝 이상을 단행하는 만큼, 기준금리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격차가 더 확대되면 환율도 더 올라 물가를 자극시킬 수 있다. 미국 정책금리까지 고려하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고환율과 물가 상승 압력에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가계이자 부담과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지난 11~17일 채권 보유·운용관련 종사자(190개 기관·842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이달 금통위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쳤다. 응답자의 91%는 0.25%p 인상을 예상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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